최근 발표된 정부 문건에 따르면 대중음악계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과 대중음악사운드연구소(소장 박준흠)가 최근 발표한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K-POP의 특정 장르(아이돌) 편중 현황과 대책’은 가온차트의 2012년 결산 결과를 인용해 작년 한국 음악 시장에서 아이돌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2%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팝 8%, OST 5%로 뒤를 이었으며 힙합, 록, 포크 등 다른 장르들은 1% 이하에 머물렀다.

자료집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은 한국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빌보드차트 2012년 결산을 보면 팝이 31%, 록 26%, 힙합과 컨트리가 각각 13%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일본 오리콘차트는 팝 35%, 아이돌 35%, 록 20%로 집계됐다.



한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성호 새누리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에게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저작권 수익 상위 10%가 연평균 7,000만원의 수익을 거둔 반면 하위 10%는 연평균 수익이 217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두 비교군의 격차는 무려 32만 배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 수입 랭킹을 살펴보면 1위 박진영 JYP 프로듀서 12억784만원, 2위 조영수 작곡가 9억7385만원, 3위 테디 YG 프로듀서 9억467만원, 4위 유영진 SM 프로듀서 8억3638만원, 5위 지드래곤 7억9633만원으로 나타나 SM, YG, JYP 등 대형 아이돌 음악 기획사로의 쏠림 현상을 보였다. 반면 음악 저작자 10명 중 9명은 월 평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저작권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요계의 양극화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유기홍 의원의 정책자료집은 “한국의 음악 시장이 외국과 다른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은 90년대 중반부터다. 당시 케이블 발송이 시작되면서 방송에서 연예프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었고, 방송사 입장에서는 값 싸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능’ 자원이 필요했다. 반면, 신인 아이돌 사단 중심의 연예기획사들은 TV라는 강력한 홍보 매체가 필요했다”라며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방송에서 일어난 ‘아이돌 붐’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이 출연할 기회를 잠식했다. 다양한 세대와 장르별 마니아층의 소비를 자원 삼아 음악활동을 하던 뮤지션들이 차츰 방송 무대에서 사라지면서 현재와 같은 구조를 형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자료제공. 2013년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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