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나 많죠! 아쉬운 건 한국영화는 별로 없다는 것이지만요.”

Mnet ‘댄싱9′의 수장, 김용범 CP에게 최고의 댄스무비를 꼽아달라고 청하자 돌아온 답이다. 그는 지금 댄스의 매력에 제대로 빠져있다. ‘슈퍼스타K’를 성공시킨 그가 선택한 노래 다음의 무기는 바로 댄스였다. 10월 초 종영한 ‘댄싱9′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구축해 내년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하휘동, 이선태, 이루다 등 댄스 스타들을 향한 열기도 여전히 뜨겁다.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못해 어려웠던 한국 댄스계에 하나의 분기점을 열어준 김용범 CP. 그가 꼽은 최고의 댄스 무비는 무엇일까?

1. ‘스텝 업 2 – 더 스트리트’(2008, Step Up 2: The Streets)

“비오는 라스트 배틀신만으로도 결코 아깝지 않을 퍼포먼스를 보여준 수작이었죠.”

요즘 세대들에게 댄스 무비하면 가장 선명하게 각인된 영화가 바로 ‘스텝업’ 시리즈일 것이다. 그중 김용범 DP가 수작으로 꼽은 시리즈 2편은 2008년 개봉된 것으로, 로버트 호프먼과 브리아나 에비건이 출연하고 한국에서도 꽤 유명한 존 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존 추 감독은 이병헌과 ‘지.아이.조2′ 작업을 함께 하기도 했고, ‘댄싱9′의 특별 심사위원 형태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1편의 꼬마 소녀 앤디가 16살로 성장해 전설적 언더그라운드 댄스 그룹과 어울리다 오빠와의 약속을 지키려 예술학교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앤디는 전통적인 교육방식에 답답함을 느끼던 학교 최고 실력자 체이스와 만나 춤으로 소통하며 자유롭게 또 다른 스트리트 댄스의 영역을 확장시키며 성장해간다는 청춘 댄스 무비의 스토리를 보여준다.

2. ‘유갓서브드’(2004, You Got Served)

“수작 OST에 올려진 B2K의 음악을 듣고 흑인힙합영화를 직접 체험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B2K와 릴 킴 등 실제 힙합 뮤지션들이 실명으로 영화에 등장한다는 점. 스토리는 자신만의 음반 회사를 열기 위해 댄스 경연 대회에 참가하는 두 젊은이의 성장담. 엔딩의 댄스배틀신을 포함 이 영화의 댄스신들의 수준은 상당히 높다.

3. ‘허니’(2003, Honey)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이 아니라 댄스영화의 기본 소재가 된 이 영화가 원조입니다! 제시카 알바의 신나는 힙합 신데렐라 스토리이죠.”

춤 추는 제시카 알바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영화이긴 하다. 제시카 알바가 허니라는 이름의 프로 안무가를 꿈꾸는 그러나 현실은 뉴욕 브롱스 청소년 센터에서 아이들에게 힙합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등장해 힙합의 다양한 안무를 구사한다.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춤을 통해 희망을 심어주려는 허니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주된 이야기다. 미국의 유명 여성 래퍼 미시 엘리엇도 출연했다.

4. ‘더티댄싱’(1987, Dirty Dancing)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는 패트릭 스웨이지와 성형 전(!) 제니퍼 그레이의 러브 스토리. 인상 깊은 춤 레슨 장면에서 물 속 리프트 신까지 춤 영화의 클래식 오브 클래식입니다. 벌써 25주년이네요.”

댄스 영화의 바이블과 같은 ‘더티댄싱’. ‘허니’나 ‘스텝업’처럼 이 영화 역시 시리즈로 제작됐지만 패트릭 스웨이지와 제니퍼 그레이가 내뿜은 케미스트리는 모든 댄스영화를 통틀어 최고라 할 수 있다.

이제는 하나의 역사가 돼버린 이 영화는 베이비가 피서를 떠난 휴양지에서 우연히 만난 댄스 교사 자니와 춤을 추다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멜로물에 더 가까운 영화다. 지금의 댄스무비에 비해 잔잔한 감이 있지만 몇몇 신들이 주는 폭발력은 상당하며, 댄스신의 수준 역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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