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영화 <아이언맨3> 스틸

예상했던 대로다. 북미 극장가가 철갑 두른 사나이 ‘아이언맨’에 의해 초토화됐다. 1위 <아이언맨3>와 2위 <페인 앤 게인>(Pain and Gain)의 수익차이는 무려 1억 6,770만 달러. 이 정도면 ‘나 홀로 독주’에 가깝다. 흥행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언맨3>의 여러 기록들과 그 의미를 자세히 살펴봤다.

북미 역대 오프닝 기록. (출처)북미박스오피스모조

7일 북미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아이언맨3>는 3일부터 5일까지 4,253개 극장에서 1억 7,530만 달러를 챙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는 <어벤져스>의 오프닝 기록 2억 743만 달러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아이언맨1>과 <아이언맨2>의 개봉 첫 주말 성적 9,861만 달러와 1억 2,812만 달러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아이언맨3>는 점유율 면에서도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상위 12편 영화의 토탈 성적에서 <아이언맨3>가 차지한 점유율은 82.6%로 83.1%를 기록했던 <어벤져스>에 이어 역대 3위에 자리했다.(아래 표 참조) 이 부분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한 영화는 지난 2007년 개봉했던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3>다. 당시 거미인간은 북미 극장가를 거미줄로 뒤덮으며 무려 83.3%의 점유율을 기록했었다. 한편 와이드 공개 작품들의 극장당 평균수입에 있어서도 <아이어맨3>는 역대 3위를 차지했다.(아래 표 참조) 이 부분 1위는 <어벤져스>, 2위는 <한나 몬타나/마일리 사일러스: 베스트 오브 보스 월드 콘서트 투어>다. 참고로 2008년작 <한나 몬타나/마일리 사일러스: 베스트 오브 보스 월드 콘서트 투어>는 TV음악방송 <한나 몬타나>로 유명해진 마일리 사일러스의 콘서트 실황을 다룬 3D 영상이다. 상대적으로 약소한 683개 상영관에서 개봉,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흥행기록을 보이며 3D콘서트 영화 제작의 붐을 조성했던 화제작이다.

TOP 12에서 차지하는 역대 점유율. (출처) 북미박스오피스모조.

한편 <아이언맨3>는 북미를 제외한 해외지역에서 총 5억 480만 달러를 쓸어 담으며 월드와이드 6억 8,01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벌써부터 <아이언맨2>의 총흥행수익인 6억 2,393만 달러를 가볍게 넘어서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아이언맨3>의 폭발적인 흥행의 중심에는 <어벤져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있다. 먼저, <어벤져스>. <어벤져스>의 흥행이 <아이언맨3>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앞으로 나올 마블 스튜디오의 프랜차이즈 <토르2> <캡틴 아메리카2> <데드풀> <앤트맨>등의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아이언맨2> <토르> <캡틴 아메리카>가 일부 팬들로부터 ‘<어벤져스>의 거대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을 받았던 걸 떠올리면, 반전에 가까운 결과다. <어벤져스>라는 거대 목표를 위해 그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영화화했던 마블 스튜디오는 이제, <어벤져스>라는 큰 그림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개별 영웅들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마블 스튜디오의 탁월한 사업 수완이 읽히는 대목이다. <아이언맨3>의 흥행으로 안 그래도 속이 타들어가던 워너 브라더스의 마음은 더 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DC 코믹스 영웅들의 집합체인 <저스티스 리그>의 제작에 난항을 겪고 있는 워너로서는 곧 개봉하는 슈퍼맨 리부트 <맨 오브 스틸>의 흥행이 더욱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와이드 공개 작품들의 역대 극장당 평균 수익.(출처) 북미박스오피스모조

<아이언맨3> 흥행의 주역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언맨> 시리즈가 그 어떤 히어로물보다 캐릭터의 개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특유의 유머러스한 말투와 감칠맛나는 표정연기가 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없는 <아이언맨> 시리즈를 상상할 수 있는가. 문제는 마블 스튜디오가 그런 상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블 스튜디오는 새로운 주인공으로 <아이언맨4>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는데, 정확한 건 시간을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렇게 될 경우 <아이언맨> 시리즈 팬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샤이아 라보프의 하차로 기대치가 낮아진 <트랜스포머4>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5월 3일~5일까지 북미박스오피스성적. (출처)북미박스오피스모조. (출처) 북미박스오피스모조

다시 박스오피스로 돌아가 보자. 앞에서 언급했듯 <아이언맨3>를 제외한 영화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1,000만 달러를 돌파한 영화가 단 한 편도 없었으니, 말 다 했다. 지난주 1위로 데뷔한 마이클 베이의 <페인 앤 게인>은 62.5% 수익 감소한 760만 달러로 2위 자리에 앉았다. 그래도 누적수익 3,391만 달러로 제작비 2,600만 달러는 가볍게 회수한 상태다. 3위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야구영화 <42>다. 누적 7,833만 달러를 기록 하며 <머니볼>을 넘어 역대 야구 영화 흥행 순위 2위에 안착했다. 지금까지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 중인 야구영화는 톰 행크스, 마돈나 주연의 1992년작 <그들만의 리그>다.

(좌) , 영화 <머드>(우) 스틸" />영화 <빅 더 웨딩>(좌) , 영화 <머드>(우) 스틸

개봉 3주차에 들어선 <오블리비언>의 행보는 여러모로 불안하다. 579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친 영화는 누적 수익 7,596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제작비 1억 2,000 달러를 넘어서는 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실망했을 탐 크루즈의 얼굴이 그려진다. <더 빅 웨딩>이 실망스러운 성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소규모 극장에서 출발했던 <머드>(Mud)가 개봉관 수 확대와 함께 11위에서 7위로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최근 음주 난동 동영상이 공개 돼 곤혹을 치르고 있는 리즈 위더스푼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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