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가의 서> 3회 2013년 4월 15일(월)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서화(이연희)가 출산한 월령(최진혁)의 아이는 거상 박무솔(엄효섭)의 손에 안긴다. 월령의 친구인 소정법사(김희원)는 강치(이승기)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무솔에게 강치의 미래를 당부하고, 무솔은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치를 거둔다. 시간이 지나 강치는 무솔의 딸 청조(이유비)에게 마음을 주고, 청조 역시 강치를 좋아하지만 어머니 윤씨(김희정)의 반대로 정략 결혼을 결심한다.윤씨로 인해 쫓기던 강치를 발견한 담평준(조성하)의 딸 여울(배수지)은 강치를 구하며 그와의 인연을 맺는다.
리뷰
프리퀄이 끝나고 본격적인 스토리에 진입한 <구가의 서>는 사실상의 1회로써 극의 전반적인 톤 조절에 나섰다. 다소 무겁고 신화적인 분위기가 깔려 있었던 1,2회에 비해 3회는 퓨전 사극으로서의 가벼운 소임을 다 하면서도 인간의 모습이되 인간이 아닌 강치의 경쾌한 모습에 공을 들였다. 퓨전이라고는 하나 젊은 남녀 주인공에 어울리도록 밝은 색의 톤 조절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었다. 액션 장면 역시 강치와 여울 모두 공을 들여 그려냄으로써 <구가의 서>가 그토록 주장하는 ‘활극’에 어울리는 옷도 입었다.
보통 사극들이 초반에 아역들을 통해 충분한 캐릭터 설명을 주는 대신, <구가의 서>는 주인공 부모의 이야기로 높은 몰입도를 선사하는 것을 택했다. 하지만 그 만큼, 상대적으로 3회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했다. 정통 사극보다는 판타지 사극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가벼운 느낌의 강치와 여울의 모습이 큰 이물감 없이 극에 안착되기는 했지만, 쌓인 역사가 비교적 적은 청조와 강치의 이야기나 선머슴 같은 여울의 캐릭터는 단숨에 끌어올리기에는 다소 힘에 버거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주인공인 두 사람의 캐릭터 구축에 공을 들였지만 짧은 장면으로도 강력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조연들과 주연 캐릭터들이 부딪히면서 상대적으로 극 전체가 약간은 산만해 보이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때에 강력한 인상을 주기 위해 화려한 화면들을 많이 사용한 부분 역시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무엇보다 묵직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전, 상대적으로 가벼운 톤을 풀어나가며 화려한 화면들을 차용한 것이 추후 이야기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긴가민가’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특히 드라마가 우연과 운명에 기대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강렬한 순간들이 빚어져야 함에도, 상대적으로 서화와 월령의 이야기에 비해 강치와 여울의 만남이 임팩트가 약한 것은 앞으로 이들을 운명적 인연으로 엮어 나가기에 다소 아쉬운 순간이었다.
하지만 종종 드러나는 흠결에도 불구하고, 이만하면 무난한 안착이었다. 기대보다 좋은 퀄리티로 뽑아져 나온 1,2회의 이야기가 워낙 강렬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에 이후에 오는 이야기가 다소 심심하고 산만해 보이는 부분은 있었으나 아직은 첫 출발로 나쁘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중요한 것은 3회보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나아가야 할 4회부터인 듯싶다. 아직은, 두고 볼 만한 이야기들이다.
수다 포인트
- 연분을 찾으려는 여울의 신세 한탄이 남 일 같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수지라는 불편한 진실.
- 한 회 만에 청조에게 뽀뽀 받고, 여울의 품에 안긴 강치. 비로소 계 타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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