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에피소드 포스터." /><무서운 이야기2>의 에피소드 포스터.
낡은 서류철이 가득한 보험회사 지하 비밀 창고. 박 부장(박성웅)은 신입사원 세영(이세영)의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보험 사기가 의심되는 서류들의 진실을 파헤친다. <절벽> <사고> <탈출> 등이 미심쩍은 서류 속 사건들. 그 진실이 모여 <무서운 이야기2>가 구성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6월 5일 개봉.
10. <무서운 이야기>의 ‘뚝심’에 무조건 박수. 각기 다른 매력의 공포도 가져가시길. ∥ 관람지수 - 6 / 공포지수 - 6 / 시리즈지수 - 7
스틸" /><무서운이야기2> 스틸
공포 프랜차이즈로서의 가능성용감한 결단이다. 한국 공포가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시리즈를 만드는, 그 뚝심이 가상하다. 지난해 여름 개봉된 <무서운 이야기> 1편이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본 것도 아니란 점에서 더욱 놀랍다. (1편은 약 33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것만으로도 박수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그렇다면 영화적인 측면에서도 박수 받을 만할까. 우선 <무서운 이야기2>는 흥행과 비평, 모든 면에서 그다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기에 전편의 후광을 크게 기댈 수 없는 상황. 1편 보다 나은 2편을, 또는 새로운 시작이란 각오로 임했을 게 분명하다.
소재만 놓고 보면 프랜차이즈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소재의 범위도, 주제의 범위도 얼마든지 확장 가능하다. 말 그대로 무서운 이야기니까. 우리 주변에 널리고 널린 게 무서운 이야기 아닌가. 문제는 대중의 호응이다. 대중의 호응 없이 시리즈를 이어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때문에 흥행적인 면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려야 한다. <무서운 이야기2>가 안고 있는 부담이기도 하다. <무서운 이야기>의 프랜차이즈 가능성, 절대적으로 대중 몫이다.
<무서운 이야기> vs <무서운 이야기2>
포스터(왼쪽), <무서운 이야기2> 포스터." /><무서운 이야기> 포스터(왼쪽), <무서운 이야기2> 포스터.
1편은 <해와 달> <공포 비행기> <콩쥐, 팥쥐> <앰뷸런스> 등 총 4편으로 구성됐다. 반면 2편은 <절벽> <사고> <탈출> 등 총 3편으로 마무리했다. 이야기의 숫자는 줄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와 형식은 유사하다. 1편과 2편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이야기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닌 채 다양한 ‘공포의 맛’을 낸다. 차이점이 있다면 영화의 주된 장소(공간). 1편은 집, 비행기, 앰뷸런스 등 한정된 공간 속에서 공포를 만들어냈다. 때문에 공간 자체도 중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2편의 경우 <절벽>처럼 한정된 공간이 만들어주는 공포도 있지만 <사고> <탈출> 같은 경우에는 배경으로서의 공간일 뿐이다.이보다 더 큰 차이점은 전체를 아우르는 이야기. 1편에선 언어장애를 지닌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붙잡힌 여고생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콘셉트. 각각의 이야기를 소개해주는 역할에 국한됐다. 2편 역시 비슷하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여자가 보험 사기가 의심되는 사건의 진실을 말해준다. 그 사건의 진실들이 2편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이야기다. 하지만 1편과의 차이점은 각각의 이야기를 소개해주는 동시에 완결된 한 편의 이야기로 보이기 위해 좀 더 공력을 쏟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444>란 제목도 달았다. 공간과 소재 면에서 다른 이야기들 못지않게 영화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다만, 다소 과한 욕심을 내는 바람에 개운한 뒷맛을 남기진 못했다.
옴니버스의 고민
옴니버스 영화의 최대 고민은 ‘배치’가 아닐까 싶다. 색깔이 뚜렷한 각각의 이야기를 어떤 순서로 보여줬을 때 최고의 효과를 낼지, 누구보다도 제작진이 가장 많은 고민을 했을 터. 더욱이 <무서운 이야기>가 지닌 각각의 이야기가 지닌 공포의 강도나 이야기의 재미가 모두 다르다. <절벽>은 절박한 상황에 놓인 두 남자의 심리를, <사고>는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 놓인 사람의 심리를, <탈출>은 코믹을 무기로 기괴한 호러 판타지를 내세운다. 때문에 보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이야기도, 공포의 정도도 다를 수밖에 없다. 정답은 없겠지만 <탈출>의 경우 유독 색깔이 튄다. 더욱이 마지막에 배치된 까닭에 앞선 이야기들의 분위기를 다소 망가뜨리는 경향이 없지 않다. 옴니버스 공포, 많은 장점을 가졌지만 단점도 있다. 뭐가 더 많은지는 여전히 실험 중인 것 같다.
각각의 이야기는
영화 <기담>과 <무서운 이야기> 1편의 <해와 달>로 감성적인 호러를 선보였던 정범식 감독은 ‘개병맛 코믹호러판타지’란 기괴한 장르의 <탈출>로 돌아왔다. 김지원과 고경표가 함께 했다. <탈출>은 영화의 스토리를 떠나 상황과 분위기,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게 기괴하고 독특하다. 고경표의 활약도 눈부시다. 극 중 이름도 ‘병신’이다. “고경표가 합류하면서 ‘병맛’이 완성됐다”는 감독의 말, 믿을 만하다. 김지원의 독특한 분위기도 잘 맞아떨어졌다. 영화적으로 실험성이 가장 돋보인다. 너무 튄다는 게 흠이다.
김성호 감독의 <절벽>은 심리 호러다. 때론 인간의 이기심이 그 어떤 것보다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두 남자의 심리를 통해 보여준다. 모델 출신의 ‘핫’한 두 배우 성준과 이수혁, 디테일한 감정 표현을 하기엔 내공이 부족했지만 그 상황에 맞춰 무난하게 소화했다. <이웃사람>의 김휘 감독이 연출한 <사고>는 전통적인 한국적 공포 소재를 바탕으로 했다. 백진희, 김슬기, 정인선 등 여행을 떠난 ‘절친’ 3인방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뒤의 이야기다. 쉽게 말해 구천을 떠도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KBS <전설의 고향>에서 흔히 봤던. 이야기의 특별함은 없으나 세 여배우가 만들어가는 호흡이 인상적이다. 민규동 감독은 1편에 이어 2편에서도 전체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담당했다. 1편에서 김지원, 유연석의 역할을 이번엔 박성웅, 이세영이 했다. 이야기의 완결성이 더 높은 만큼 배우들도 그만큼 더 눈에 띈다. 이세영의 변신, 지켜볼 만하다.
글. 황성운 jabogndo@tenasia.co.kr
편집. 홍지유 ji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