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출연한 미란다커"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미란다커

“우와! 완전 예쁘다!”

12일 오후,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국내 최장수 공개 개그프로그램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이날의 <개콘> 현장에서 뭔가 남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대기실 복도 한 켠에 개그맨들이 모여 있었고, 분주한 움직임 속에 “왔대?”, “왔나봐!”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그 목소리를 따라 가보니 눈앞에 보이는 것은!! 헉!! 세계적 톱 모델이자 전세계 여성들의 워너비인 미란다 커가 있었다. 매일 뉴욕의 파파라치 컷을 통해서 보았던 바로 그 미란다 커가 맞았다. 귀여운 플린이까지 함께 보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내 눈 앞에 미란다 커’는 정말이지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준비 중인 미란다커" /><개그콘서트> 준비 중인 미란다커

이날 미란다 커가 KBS를 방문한 까닭은 바로 <개콘>의 인기 코너 ‘정여사’에 직접 출연하기 위해서였다. 긴장과 설렘, 흥분과 환호가 공존했던 <개콘>의 ‘정여사’의 리허설 현장을 텐아시아가 단독으로 따라가 보았다.

11일 내한한 미란다 커는 당일부터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했다. 12일에도 이른 오전부터 화보 촬영, 백화점 방문, 메이크업 쇼 등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명동과 강남 등을 종횡무진 한 뒤 여의도로 와 다소 지쳐있는 상태라고 관계자가 취재진에 살짝 귀띔했다.

미란다 커는 리허설 직전 잠시 틈을 이용해 대기실에서 잠깐이라도 혼자서 쉬고 싶다 했다고 한다. “지난밤에 거의 잠을 한 숨도 못잔 상태에요. 최고의 컨디션으로 <개콘>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해요. 잠깐이라도 눈을 붙이는 게 좋겠다고 하더군요”라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인 오후 5시15분, 마침내 스태프들이 대기하는 대기실에 들어선 미란다 커! 컨디션이 별로라 했던 것은 모두 거짓말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자태는 완벽했다. 특유의 사과형 얼굴은 홍조가 띄어 생기가 가득했으며, 사진 속으로만 보았던 러블리한 미소가 대기실 전체를 환하게 만들었다.

연습 중인 미란다커" /><개콘> 연습 중인 미란다커

헤어와 메이크업으로 무대에 설 준비를 완벽하게 하는 동안, 그녀는 또 한 번 취재진을 놀래켰다. 미란다 커가 잠시 쪽잠을 자는 동안, 그녀의 매니지먼트 스태프들이 먹던 ‘O가네’의 남은 분식을 먹으며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란다 커의 도시락이 곧 도착할 것이라고 스태프가 말해주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남이 먹던 것을 먹는 소탈하고 털털한 모습에 먼저 놀랐고, ‘인터넷에 떠돌던 미란다 커의 새 모이 식단은 어디간거지? 고칼로리 분식을 먹어도 저런 몸매가 유지된다고?’라는 생각에 두 번 놀랐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오늘 거의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먹은 상태라서요. 그러나 평소에는 이동 중에 본인이 직접 챙긴 건강식을 고집하더군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래, 그러면 그렇지. 역시 저 신이 내린 몸매는 그냥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어. ㅠ-ㅠ

식사를 마친 미란다 커는 헤어와 메이크업에 의상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틈틈이 ‘정여사’ 대본을 마지막으로 체크했다. 곁에 있던 한국 스태프에게는 대본 속에 있는 “어머~어머~”가 대체 무슨 뜻인지를 물어보았다. 재미있는지 하이톤의 밝고 청량한 웃음을 머금고 “어머~어머~”를 여러 번 반복하기도 했다.

무대로 향하는 미란다커" /><개콘> 무대로 향하는 미란다커

마침내 완벽한 변신이 끝나고, ‘정여사’에 출연하는 송병철, 정태호를 비롯해 김성원이 대기실에 들어와 미란다 커와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신기함과 설렘이 교차했다. 짧은 인사를 마치고 이들은 잠시 후 미란다 커가 무대 위에서 선보일 연기를 설명했고, 시범을 보였다. 특히 김성원의 유창한 영어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미란다 커는 집중해서 이를 바라보며 “OK~ OK~”를 되뇌었다. 김성원의 몸 연기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여사’의 마스코트 브라우니가 등장하는 순간에는 “오! 브라우니”라며 알아봐 개그맨들이 도리어 박장대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대기실에서 한 번 연습해보고 가자는 제안에 미란다 커는 곧장 무대로 가서 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모두가 리허설이 진행 중인 공개홀로 이동했다.공개홀에 미라다 커가 도착하자 미리 대기해 다른 코너를 연습 중이던 개그맨들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집중됐다. 마이크를 장착하고, 마지막으로 스태프의 말을 경청하던 그녀 앞으로 핸드폰 카메라를 든 개그맨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녀의 높은 인기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무대에오른 미란다커" /><개콘>무대에오른 미란다커

그리고 올라선 ‘정여사’ 무대. 두 손을 활짝 펴고 들어서는 미란다 커는 당당한 모델 포스를 무대를 장악했고, 사실상 첫 연습인데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마무리해 찬사를 이끌어냈다. 개그맨들 사이 “우와! 잘 하는데!”라는 감탄사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으니, 오는 16일 방송을 기대 해봐도 좋을 듯하다.

리허설을 끝마친 미란다 커는 함께 연기한 개그맨들과 기념촬영까지 마쳤다. 그렇게 우리의 미란이 언니의 한국 개그무대 데뷔는 순조롭게 끝이 났다.

무대에 선 미란다커" /><개콘> 무대에 선 미란다커

미국에서 한국으로 먼 길을 한달음에 날아와서는 여독을 풀 겨를 없이 폭풍 내한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사실은 꽤 지쳐있었겠지만, 시종일관 특유의 애플미소로 모두를 대하던 그녀. 어째서 한국이 그녀를 사랑하는지, 그래서 어째서 그녀가 세계적 톱모델인지 알 수 있게 해준 짧은 만남이었다. 그리고 14일 출국 전까지 그녀의 열혈 내한 코스는 계속될 것이다.

글. 편집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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