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보고회" />영화 <감기> 제작보고회
살면서 감기 한 번 안 걸리는 사람 없다. 그래서인지 기침이 나고 콧물이 흘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기껏해야 다른 사람에게 감기를 옮길까봐 몸을 사리는 정도다. 하지만 그 감기 바이러스가 목숨을 빼앗을 정도의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면, 그 익숙함만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커진다. 김성수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는 영화 <감기>는 사상 최악의 변종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덮쳤을 때 벌어질 상황을 그린 감염 재난 블록버스터다.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 퍼진다는 설정을 들으면, 브래드 피트 주연의 <월드워Z> 등 기존의 재난영화들이 떠오른다. <감기>는 어떤 차별화된 매력을 갖고 있을까. 김성수 감독이 강조하는 건 보다 현실적인 느낌의 공포를 선사한다는 점이다. 9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김 감독은 “재난영화의 상황이 아주 특이하면 판타지 요소가 들어가고, 일상적인 상황을 그리면 그 공포가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감기>는 후자”라고 말했다. 평소 감기에 자주 걸린다는 수애도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일이라서 오히려 더 두려운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또한 좀 더 현실적인 묘사를 위해 <감기>를 제작하기 전부터 여러 전문가들의 고증을 참고했다고 한다. 2003년 <영어완전정복> 이후 다시 김 감독과 만난 장혁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이 바이러스 관련 다큐멘터리 자료를 많이 주셔서 보고 들어갔다”며 김 감독의 꼼꼼함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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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감독은 <비트> <태양은 없다>로 90년대 한국 영화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비트>의 팬으로서, 또 김성수 감독의 팬으로서 영화를 봤을 배우들은 그와 함께 작업하게 된 것 자체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극 중 국환 역을 맡은 마동석은 “김성수 감독님 자체가 많은 남자 배우들에게는 로망이다. 김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어떤 역이든 상관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때부터 김 감독에게 배웠다는 이희준은 과거의 인연을 이야기했다. 이희준이 학생이던 당시, 김 감독이 한 영화 매체에 ‘미래가 촉망되는 신인배우’로 이희준을 꼽은 것. 밀입국자 운반책 병기 역을 맡은 이희준은 “감독님이 대본을 주실 때 ‘니가 이 영화의 첫 장면을 연다’고 말씀하셔서 영광이었다”며 김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장혁은 “감독님이 다가오는 게 무서웠다”고 말했다. 구조대원 지구 역을 맡은 그는 “촬영 도중에 제 곁으로 조용히 다가와 어깨를 잡고 다시 찍어보자는 말씀을 하셨는데 감기보다 그게 더 무서웠다”며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장혁이 김 감독의 ‘어깨동무’를 유독 무서워한 데는 폭염 탓이 컸다. 작년 여름 촬영할 당시, 더운 날씨가 연일 이어졌고,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방역복을 입어야 했던 배우들 입장에서는 바이러스가 아닌 날씨와 싸워야 했던 것이다. 최근 <일밤> ‘진짜 사나이’에서 화생방 훈련을 했던 장혁이 “화생방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다. 장혁은 “이모개 촬영감독님이 리얼한 장면을 위해 대부분 카메라를 들고 쫓아다니면서 촬영하셨다. 계속 움직여야 하는 상황과 두꺼운 의상, 폭염이 맞물리면서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는 고충을 전했다. 수애 또한 힘들었던 점으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떨어지는데, 방역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로 계속 달려야 했던” 점을 꼽았다. 배우들의 이러한 반응에 대해 김 감독은 미안해하면서도 보다 더 나은 작품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조금이라도 현실적으로 보이기 위해 공기가 통하지 않는 실제 방역복을 입었다”며 “아스팔트 위에서 하루종일 방독면, 방역복과 씨름하느라 배우들의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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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도 만만치 않은 더위가 예상된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관객들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공포영화를 찾는다. 꼭 귀신이 나오고 팔다리를 잘라야만 공포영화인가.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심코 ‘콜록콜록’ 마른기침을 할 때, 그 기침 때문에 내가 죽을 수도 있다면 그것보다 무서운 일은 없을 것이다. 익숙해서 더 소름끼치는 영화, <감기>는 8월 15일 개봉한다.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사진제공. 씨제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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