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美 증시 투자자들 긴장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달러 반등세가 일부 미국 증시 투자자들에게 달갑지 않은 충격이 되고 있다.
달러는 올해 1분기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마저 넘어서며 주요 통화 바스켓에 대해 10%가 넘게 상승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S&P500지수는 올 상반기 중 1.7% 가량이 하락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에게 달러 상승은 환율 리스크 헤지 방식에 따라 해외 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달러가 상승하면 중국과의 경쟁 및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부심하고 있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가격 결정력도 약화될 수 있다.
하이마크 밸류모멘텀펀드의 리차드 어니스트 선임 부사장은 "이같은 변화의 결과로 산업주 매수를 중단했다"면서 "여전히 주식 비중 확대 입장이기는 하지만 달러 상승은 결국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따라 증시 투자자들에게 환율 움직임이 갖는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스콧 앤더슨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달러가 올해 만큼 상승하면 S&P500 기업 이익 증가율은 약 3% 가까이 둔화됐었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은 달러 영항과 실적 악재 가능성을 무시한 채 실적 전망치를 조정하기에 바빠 왔다"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불리한 환율 수준에 가장 취약한 업종들로 반도체, 통신 장비, 정보 통신 등을 꼽고 있다.
메릴린치는 지난 6월 말 보고서에서 지난 10년 사이 달러가 최소한 10%가 상승했을 경우에는 그 다음 해 IT 업종 주당 순이익이 평균 22% 가까이 감소했다고 분석했었다.
지난 주에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업계 2위 업체인 오라클이 달러 강세가 올해 매출을 2% 가량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큰 변화를 감행하기에 앞서 2분기 실적 결과들을 기다리고 있다.
존슨애셋매니지먼트의 댄 바그다사리언 선임 펀더멘털 애널리스트는 유럽 주식 비중 확대 요구에 저항하면서 우선은 환율 변동에 덜 민감한 의료주, 서비스주 등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일종의 양날의 검"이라면서 "유로 익스포져를 갖고 있으면 이는 달러 상승시 미국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다. 반대로 유럽 수출업체들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달러와 미국 증시간의 관계는 지난 10년사이 변화를 겪어 왔다.
90년대말의 주가 급등과 2001년 경기 후퇴를 겪은 지난 9년간은 S&P500지수 변동의 62%가 달러 지수 변동으로 설명될 수 있었지만 올해의 경우 그 상관 관계가 18%로 떨어지며 달러 반등이 기대하지 못했던 일임을 보여주고 있다.
달러 상승의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는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간의 금리 격차 확대이다. 미 연방준제도이사회가 지난 1년 사이 9차례에 걸쳐 단기 금리를 3.5%로 인상한 반면 유로존 금리는 2년 동안 2%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차이는 유로를 올해 들어서만 달러에 대해 12%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어 왔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이에 따라 한 쪽 눈으로는 달러를, 다른 한 쪽 눈으로는 증시를 지켜보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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