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년래 가장 낮은 성장..소프트패치와 스태그플레이션 사이
미국 경제가 올 1분기 낮은 성장과 높은 물가라는 이중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8일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가 3.1%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 200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4분기의 3.8%,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인 3.6%에도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성장이 이처럼 예상외로 약해진 것은 유가 상승으로 개인과 기업 지출이 둔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 소비 지출 증가율이 작년 4분기의 4.2%에서 3.5%로 둔화됐고 기업 투자 증가율은 14.5%에서 4.7%로 급감했다.
반면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물품에 대해 개인들이 지불한 가격을 나타내는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는 2.2% 상승, 2001년 4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GDP디플레이터도 3.2% 올라 전분기의 2.3%에 비해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 소프트 패치와 스태그플레이션의 사이
미국 1분기 성장이 예상외로 크게 둔화되고 물가가 상승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또 다시 `소프트 패치`,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소프트 패치란 `경기회복 국면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말 그대로의 소프트 패치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 인플레이션이 겹치면 `스태그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지속적인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로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장 두려운 존재. 금리인상 속도를 늦춰 성장을 지속시키자니 물가가 걸리고 긴축을 지속해 물가를 잡자니 성장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글렌메데트러스트의 고든 폴러 수석투자전략가는 "현 소프트 패치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장기화되고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채권시장 랠리..수수께끼?
성장둔화와 물가상승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출지 시장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외환시장은 인플레 지표 상승으로 연준리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채권시장은 성장률 부진에 따른 연준리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등 시장 반응이 엇갈렸다.
실제로 이날 달러는 유로,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15%로 전일의 4.23%에서 크게 하락했다. 그린스펀 의장이 지적한 `수수께끼` 수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도 5,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그대로 반영했으나 8월과 9월 인상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게 잡았다.
각자 몸담고 있는 시장에 따라 전문가들의 분석도 엇갈리고 있다.
AG에드워즈앤손스의 수석 채권 전략가인 빌 혼바거는 "시장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생각에 고정돼 있다"며 "이것이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다소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나무들 때문에 숲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채권시장의 현재 상황은 연준리가 빨리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로버트 신치 글로벌 외환 전략가는 "인플레 압력 상승이 통화가치를 절하시킬 수 있지만 연준리가 보다 공격적인 긴축으로 대응한다면 이는 달러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시장이 여기에 크게 반응하지 않은 것은 시장이 GDP 데이터를 어떻게 읽어야할지 혼란스러워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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