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물어보살' 방송 캡처본.


대학병원 소아외과 의사로 일하는 사연자는 악성 민원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을 토로했다.

14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이하 '물어보살')에는 대학병원 소아외과 의사가 출연해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현실을 털어놨다.이날 사연자는 대학병원 소아외과 의사로 근무하며 겪는 어려움을 언급했다. 그는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대학병원도 전공의 부족으로 힘든 상황이다. 응급실 안 돌아가는 병원이 굉장히 많아서 치료 못 받는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 요즘 아이가 귀한 시대이다 보니까 조금만 기분 상해도 보호자들이 악성 민원을 넣는 일이 자꾸 생긴다. 내가 하는 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진='물어보살' 방송 캡처본.
소아청소년과의 지속된 폐업 이유에 관해 "일단 다른 과에 비해 적은 수익이 가장 큰 문제일 거다.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니까 환자 수가 줄어들어 유지가 안 되는 거다. 소아청소년과는 특성상 수익을 낼 수 있는 비급여 치료도 아예 없다"라며 암울한 현실을 언급했다.

그중에서도 악성 민원으로 인한 폐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 사연자. 그는 "최근 민원 중 하나가 다른 과 수술도 필요한 환자였는데 두 가지 수술을 한 번에 해야 했다. 아기가 마취를 한 번만 할 수 있도록 수술 두 개를 같이 하게 노력을 들여서 한 번에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근데 보호자가 한 번에 수술한 게 안 내켰는지 그날 저녁에 심하게 민원을 넣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물어보살' 방송 캡처본.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면서도 암울한 현실에 울컥하는 사연자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그는 "우리도 신이 아니라 다 살릴 수는 없다. 우리도 굉장히 안타깝고 슬픈 일이고, 그런 일은 아무리 겪어도 적응이 안 된다. 근데 그런 일이 생기면 소송을 당하게 될 때가 있다. 잘못한 게 딱히 없더라도 보호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서장훈은 악성 민원을 다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악성 민원을 올리거나 악플을 달고 동조하면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의지를 잃는 거다"라며 현 상황에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수근 역시 " 소아청소년과를 개원할 수 있는 혜택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나중에 아이들이 아프면 어떡할 거냐. 동네에 소아청소년과가 없으면 어디 가서 진료받겠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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