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뷰티풀 마인드’ 포스터 / 사진제공=KBS2

시청률로만 평가받는 작품, 웰메이드 드라마는 살아남을 길이 없다.

KBS 측은 22일 KBS2 ‘뷰티풀 마인드'(극본 김태희, 연출 모완일 이재훈)가 애초에 기획된 16회에서 14회로 조기 종영한다고 알렸다. 오는 8월 8, 9일에 방송되는 리우올림픽 특집 프로그램 때문이라는 주장이다.‘뷰티풀 마인드’의 시청률이 높았다면 이 같은 결정이 이뤄질 수 있었을까. ‘뷰티풀 마인드’는 4.1%로 저조한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10회까지 방송된 현재 3.9%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KBS에서는 탐탁지 않은 작품일 터.

‘뷰티풀 마인드’가 그렇게나 ‘망작’일까. 그렇지 않다. 앞서 극과 어울리지 못 하는 계진성(박소담) 캐릭터가 논란을 불러오기는 했지만, 로맨스가 넘쳐나는 드라마들 속에서 ‘뷰티풀 마인드’는 묵묵히 긴장감 넘치는 의학 드라마의 길을 걸었다. 특히 이영오(장혁)가 공감 장애를 극복해 나가며 새로운 감각들을 배워가는 모습은 서로에게 무관심한 현대 사회에 따끔한 일침을 전했다.

안 보는 사람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 ‘뷰티풀 마인드’가 갑작스럽게 조기 종영한다는 소식은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불편하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지 못 했다는 이유로(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가 불평등한 조건 속에서 조기 종영을 해야만 하는 상황은 보는 이들에게 찝찝함을 남긴다.시청자들뿐만이 아니다. 극을 만들고 있는 스태프·배우들도 마찬가지다. 단 2회라고 하지만, 두 시간 분량의 내용 없이 극을 끝내야 하니 새로운 기획도 필요하다. 또 현장의 스태프들은 미운 오리 새끼가 됐다는 우울감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화제성과 시청률이 높은 작품들도 웰메이드 작품일 수 있지만, 상황상 그렇게 되지 못 한 작품도 웰메이드일 수 있다. 작품성을 단지 숫자로 환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초지종을 떠나 KBS의 성급한 결정은 대중의 볼 권리를 빼앗았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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