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권상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코미디 영화 무시하지 마세요. 코미디가 힘든 영화입니다! 이런 얘기 하고 싶어요. 하하. '히트맨' 시리즈 같은 코미디 영화가 영화제 가서 최고 관객상 같은 것도 받고 제작사 대표가 상 받을 때 옆에서 박수도 치고…. 이런 상상 해봅니다. 꿈꿀 수 있잖아요. 하하."

권상우 하면 떠오르는 장르가 바로 코믹 액션이다. 뛰어난 신체 능력에 감칠맛을 돋우는 센스가 필요한 것이 코믹 액션. 권상우는 '히트맨'의 후속작 '히트맨2'로 설 연휴 관객들에게 시원한 액션과 유쾌한 웃음을 주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장착했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히트맨2'는 흥행 웹툰 작가 준(권상우 분)의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믹 액션이다. 권상우는 암살요원에서 웹툰 작가가 된 준 역을 맡았다.
권상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권상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히트맨'은 1편 개봉 당시 240만 명을 모았다. 손익분기점인 200만은 넘겼지만 권상우의 마음엔 아쉬움이 남았다. 권상우는 최근 열린 '히트맨2' 기자간담회에서 "복수전"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들은 전작이 자기의 얼굴이잖아요. 지금 현재의 제 모습이죠.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좀 위축돼 있어요. 요즘은 TV 틀어도 시상식 나오면 돌리고 그래요. 스스로 암흑기라고 생각해요. '히트맨' 2편 공개 전 1편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라이트한 복수전 느낌이라고 생각했어요."
'히트맨2' 스틸.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히트맨2' 스틸.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코미디를 좋아한다는 권상우. 하지만 많은 배우들이 연기하기 어렵다고 꼽는 장르가 코미디다. 부족하면 썰렁하고 과하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권상우 역시 "사실 코미디가 힘든 장르"라면서 "코미디라고 하면 좀 낮게 보는 시선들이 아쉽기도 하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멜로, 블록버스터에 비해 외적인 걸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적은 것 같아요. 코미디는 책에 표현되지 않은 것으로도 웃길 수 있어요. 배우들의 현장성, 리액션, 대사 텀 등 디테일한 걸로 표현할 수 있어요. 법칙이 없죠. 연출자로서도 고난도이고 연기자로서도 가장 힘든 장르인 것 같아요. 좋은 코미디가 나오려면 많이 내려놔야 해요. 제가 내려놨을 때 관객들의 리액션이 더 좋았어요. 제가 찌질한 역할을 하면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하하하."
'히트맨2' 스틸.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히트맨2' 스틸.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이번 영화에서도 권상우는 '멋짐'은 내려놓았다. 극 중에서는 아내 미나(황우슬혜 분)에게 매번 잔소리를 듣는 '현실 남편'이다. 찌질한 연기도 괜찮냐는 물음에 권상우는 "평상시엔 멋있으니까, 평상시엔 찌질하지 않으니까 가능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하지만 액션 연기만큼은 '멋짐'을 제대로 장착했다. 지금 당장 나가서 액션신을 찍으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칭찬에 권상우는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언제든 액션 연기가 가능하도록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일주일에 3~4일 정도 과격하지 않게 웨이트해요. 체력 안 떨어뜨리려고 두세 달 전까진 복싱을 꾸준히 했죠. 이번 홍보 일정이 끝나면 다시 시작할 거다. 호흡에 도움이 많이 돼요. 스트레칭도 많이 하고요. 식단은…. 지금 역대 최고 몸무게예요. 80kg거든요. 1년마다 종합검진을 하는데, 2014년에 73kg였더라고요. 지금 과체중이죠. 근육량도 많아지고 커지긴 했지만 먹는 걸 좋아해요. 지금도 세 끼는 안 먹지만 이제 한 끼 반 정도 먹으려고 합니다. 작품 만나면 이젠 다이어트 해야죠. 예전엔 아무리 먹어도 그 몸무게를 유지했는데 이젠 아니예요. 몸이 가벼워야 액션도 할 수 있죠."
권상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권상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권상우는 아내인 손태영과 두 자녀를 미국에 보내고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다. 벌써 5년 차이다. '히트맨'을 본 권상우의 아들은 1626만 명을 동원한 코미디 영화인 '극한직업'보다 재밌다고 칭찬했다고 한다. 권상우는 "애들이 미국에 있지 않나. 어느 날 학교에 데려다주는데 '아빠, 나는 '극한직업'보다 '히트맨'이 더 재밌다'고 하더라. 아들이 나에게 마음을 표현한 거다. 감동 받았다. 그때 '히트맨2'도 찍어서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히트맨2' 제작 결정도 되지 않았던 때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아빠가 열심히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러기 아빠로서 외로움을 느낄 때도 많다고 한다.

"작품할 땐 작품 하고 작품이 없어도 제 나름대로 준비할 거리를 해요. 작품할 땐 바쁘니까 공허함이 없는데, 집에 혼자 있으면 '내가 뭘 위해서 이렇게 외롭게 혼자 있나' 느낄 때가 많죠. 가족들이 미국에 있으니 정말 중요한 약속이 아니면 잘 안 나가게 돼요. 그 와중에 영화 개봉을 하게 되니 덜 외로워요. 관객들을 만나면 되니까!"

올해 49세가 되는 권상우. 이제는 "아름답게 잊혀가자. 아름답게 멀어지자"가 인생의 목표라고 한다. 그는 "현재에 맞춰가고 싶고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고 햇다.

"딱 영화 3편을 만들고 싶어요. 제 나이에 다시 한번 코미디 명작 하나. '말죽거리 잔혹사' 같은 액션 누아르 한 편. 그 다음에는 관객이 극장에서 펑펑 올 수 있는 휴먼 감동 드라마 한 편. 제 최고 흥행작이 500만 '말죽거리 잔혹사'예요. 그걸 깨는 작품을 만나보고 싶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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