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 화면 캡처
사진=방송 화면 캡처

배우 배강희가 첫 주연작에서 신인답지 않은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배강희는 tvN XTVING 드라마 공동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2023’ 마지막 작품인 ‘나를 쏘다’ 속 ‘박규정’으로 분해 묵직한 여운을 남기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나를 쏘다’는 꿈과 가족을 지키고 싶어서 승부 조작을 했던 고등학생 천재 사격 선수가 7년 후 다시 복귀를 꿈꾸는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규정은 과거 사격천재에서 PC방 게임 폐인이 된 모습으로 첫 등장, 화가 나면 욱하는 성격탓에 비롯된 몸싸움에서 마주친 시윤(이기택 분)을 통해 7년 전 잊고 싶었던 과거와 마주하게 되고, 그 간의 서사를 그려냈다.

아픈 동생을 혼자서 보살펴야 했던 규정은 메달이 필요한선수들의 학부모들에게 돈을 받으며 결선에서 잘못 날린 한 발로 매번 결선에서 4등을 기록했다. 사격 천재의 불운이라 여긴 사람들의 걱정에도 현실이 버거웠던 규정은 항상 감정도 생기도 없는 모습. 뿐만 아니라 라이벌이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다운(한수아 분)은 물론, 주변의 사람들에게 불편한 기운을 가감없이 드러낸 규정의모습은 배강희의 화장기 없는 얼굴에서 오롯이 드러나는 눈빛과 최소한의 감정표현으로 담아낸 섬세한 연기력이 이를 더욱 진솔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러한 배강희의 표정 연기가 더욱 빛을 발한 것은 동생의 싸늘한 주검과 마주했던 장면이었다. 꿈도 잃은 채 전전긍긍 살아왔지만 누나의 승부조작을 알게된 동생 규태(윤여원 분)가 실종 후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동생의 주검 앞에서 특유의 메마른 표정으로 바라보던 규정이 팔 부분의 천만 걷은 채 손 끝으로 조용히 누르며 보인 표정은 그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몰입도를 높였다.

결국 승부조작으로 7년동안 선수 자격 박탈을 당한 규정은 동생을 잃은 트라우마에서도 벗어나지 못하며 사격에 대한 두려움까지 껴안고 폐인으로 살아갔다. 고교시절 남녀 고등학교 사격 친선 대결 이후 규정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왔던 시윤은 7년 후 우연히 만난 규정에게 끊임없이 사격에 대한 열정을 불어 넣으려 하고, 나아가 그의 진심 어린 부축과 ‘사격은 나를 쏘는 것’이라는 말에 규정은 과거의 아픔을 털어내려 노력했다. 이후 아픈 동생도, 차이는 현실도 자신의 승부 조작범으로 보는 시선도 다 이겨낸 채 오랜 악연과도 같았던 다운과 자신만을 위한 경기를 하며 조금은 후련해진 규정의 모습으로그의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다.

우여곡절 끝 다시 희망을 찾아가는 규정의 모습은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 또한 인상적이었다. 인형이 가지고 싶었던 동네 꼬마의 부탁으로 쏘게 된 사격 게임을 완벽하게 맞춘 후 사람들의 환호에 당황해하는 모습, 7년이 지난 후 자신의 총을 다시 잡게 되고 동생의 유골도바다에 뿌려준 뒤, 감옥처럼 지내던 집을 이사 나오며 보였던 규정의 모습은 어느새 훨씬 가벼워진 듯했다. 그 과정들을 서서히 섬세하게 풀어나간 배강희의 흡입력 있는 연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감정 이입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몰입도와 흡입력 높은 연기력과 섬세하게 그려낸 캐릭터로 묵직한 여운을 남기며 첫 주연작을 탁월하게 선보인 배강희는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김히어라 아역으로 출연, 높은 싱크로율와 악랄한 악행을 일삼은 고교생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눈길을 끈 바 있으며, 드라마 ‘유쾌한왕따’ 출연까지 확정 짓는 등 종횡무진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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