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병헌, 첫 호스트 등장
"신동엽 눈물에 출연 결정"
'SNL 코리아' 이병헌편/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SNL 코리아' 이병헌편/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배우 이병헌이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첫 호스트로 맹활약했다.

지난 4일 공개된 'SNL 코리아' 첫 회에서는 이병헌이 호스트로 등장해 첫 방송을 빛냈다. 이날 이병헌은 "본업이 영화고, 개봉할 영화가 3개나 있는데 영화에 대한 기사보다 SNL 출연한다는 기사의 반응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신동엽이 우리 집에 와서 밤새 '이건 꼭 출연해야 한다'고 설득했다"며 "사실 무대에서 긴장을 잘하는 편이라 '미안하다'며 끝까지 거절했는데 새벽 3시쯤 신동엽이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신동엽과 굉장히 오랜 친구다. 다른 색깔이지만 이 친구와 같이 면 묘한 시너지도 나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건치댄스'로 많은 화제를 모은 인물. 치아가 몇 개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하게 말하겠다. 사실 여러분들과 똑같이 28개"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드라마 '아이리스' 명장면을 재연해달라는 요청에는 "죄송하다. 감정과 상황이 갖춰져야 연기할 수 있다"며 거절했다. 이에 신동엽이 SNL 편집본을 갑자기 휴대폰으로 보여줬고, 이병헌은 드라마 속 장면처럼 "아 안돼"라고 재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첫 번째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패러디한 '허니보이스' 광고가 펼쳐졌다. 듣기 싫은 말이 있을 때 이어폰을 끼면 이병헌의 꿀 같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그의 멋진 목소리에 환호가 쏟아졌고, 홍석천은 영상을 보며 이병헌의 목소리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병헌은 가수 김범수의 명곡 '보고싶다'를 불안한 음정으로 열창해 폭소를 안겼다.
'SNL 코리아' 이병헌편/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SNL 코리아' 이병헌편/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영화 '내부자들' 패러디가 이어졌다. 신동엽은 화장실에서 방귀 뀌는 손님에게 한마디 했다가 이병헌을 보고 놀랐다. 이병헌은 신동엽에게 팁 10만 원을 받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이병헌은 "몰디브 가서 모히또 한 잔 하는 거다"라고 명대사를 재연하는가 하면, 화장실 안 손님에게 물총을 건네며 "센터 맞추세요"라고 하는 등 19금 코미디도 소화했다.

이어 일본 팬미팅에서 화제를 모은 '건치 댄스' 탄생 비화를 '꼬투리에 꼬투리를 무는 그 날 이야기'로 꾸며냈다. 2007년 오사카 아레나 투어 팬미팅에서 이병헌은 연출을 맡은 감독으로부터 "웃어주세요"라는 말을 들었고, '건치댄스'가 탄생했다. 이후 이병헌은 한국에서 영상이 퍼질까 괴로워했고, 무술감독 정두홍이 이를 눈치채 영화 '놈놈놈'의 '박창이' 캐릭터에 대신 분노를 쏟으라고 했다. 전설적인 악역의 탄생은 건치댄스 덕분이었던 것.

하지만 악몽이 잊혀질 때쯤 송진우가 건치댄스를 복제해 다시 퍼졌다. 이병헌은 송진우를 만나자고 했고, 그에게 "나 한 번만 더 따라해줄래?"라고 했다. 이후 친구들과 놀고 있는 아들이 "이 춤, 우리 아빠가 만든 춤이다"며 친구들에게 직접 가르쳐주고 있던 것을 목격했다. 아들에게는 건치댄스가 프라이드였고, 이에 이병헌도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병헌은 또 영화 '싱글라이더'를 신동엽과 패러디했다. 20년간 몸 바친 회사에서 퇴직한 신동엽에게 배달 기사 이병헌이 꿀팁을 알려줬다. 배달을 시작한 신동엽을 이병헌은 걱정했다. 두 사람은 친해졌다가 한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둘다 라이더로 새로운 우정을 시작했다.

이후 정상훈과 안영미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선보였다. 애기씨로 나타난 안영미는 19금 코드로 드라마를 재해석했고, 이를 이병헌이 지켜보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이병헌은 "여기 크루들, 스태프들 모두 존경하게 됐다. 엄청난 스케줄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리허설했다. 나는 솔직히 중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 가능할 줄 몰랐다. 무사히 끝나 다행이다. 여러분들을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엽은 "아직 개봉 안된 영화가 세 편이나 있다. 언제 개봉할지 모르지만, 얼른 개봉해서 멋진 모습도 보고 싶다. SNL 끝나고 드라마에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많은 사랑받길 바란다"고 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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