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네티즌, SNS 악플 테러에
"이효리를 지켜라" 국제 청원
SNS 중단이 무색해진 재논란
가수 이효리/ 사진=텐아시아DB
가수 이효리/ 사진=텐아시아DB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 내 모든 것 하나하나 핫이슈'

이효리를 보면 2009년 걸그룹 포미닛이 발표한 데뷔곡 '핫이슈(Hot Issue)'에 등장하는 가사가 떠오른다. 남들이 하면 스쳐 지나갈 말과 행동도 이효리가 하면 폭발적인 화제를 낳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가 사용하는 배란일 알림 어플이 화제를 낳을 정도다. 그런데도 이효리는 거침 없는 언행으로 대중들을 열광시킨다.

하지만 얼마 전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 어느 누구도 문제 삼지 않고 지나간 그의 발언을 두고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중국에서 잡음이 새어나왔다.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가수 이효리/ 사진=MBC 캡처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가수 이효리/ 사진=MBC 캡처
이효리는 지난달 22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에서 그룹 환불원정대의 활동명을 논의하던 중 "마오 어때?"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이를 접한 중국 시청자들은 중국의 정치인 마오쩌둥을 웃음 소재로 사용하고 비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내 시청자들은 얼떨떨했다. "'마오'라는 단어를 듣고 '마오쩌둥'을 연상할 대한민국 국민이 몇이나 되겠냐"며 "오히려 일본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는 반응이었다. 그러는 사이 중국 네티즌들은 빠르게 이효리 SNS로 달려들었다.

대륙의 악플러들은 이틀 만에 이효리의 SNS를 중국어로 도배했다. 그러자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24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특정 인물을 뜻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더 이상의 오해를 막기 위해 유료 서비스에서는 해당 내용을 편집했다"고 밝혔다. 중국 악플러들의 맹공에 사실상 자존심을 굽힌 대처였다.

이렇게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이효리가 지난 2일 SNS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날 이효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제 그만하려고 한다"며 "최근에 있었던 일 때문은 아니다. (물론 아주 영향이 없진 않지만) 활동이 많이 없어 늘 소식에 목말라하는 팬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공간인데, 은근히 신경도 많이 쓰이고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효리는 '최근 있었던 사건'이 무엇인지 밝히진 않았지만 대다수의 네티즌과 언론은 중국 네티즌들의 악플 테러를 꼽았다. "셀 수 없는 네티즌들의 직접적인 악플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반크가 제작한 샤오펀홍(사이버상에서 중국의 극단적 민족주의를 주도하는 세력) 반대 포스터/ 사진= 반크 국제 청원 글 캡처
반크가 제작한 샤오펀홍(사이버상에서 중국의 극단적 민족주의를 주도하는 세력) 반대 포스터/ 사진= 반크 국제 청원 글 캡처
여기에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가 4일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이효리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청원을 신청했다. 이들은 국제 청원 사이트에 '한국의 한 연예인에게 수십만 개의 댓글을 달며 린치를 가하는 중국의 사이버 국수주의를 막아달라'는 글을 게재했다.

반크는 "'마오'는 중국인이 흔히 사용하는 성 중 100위 안에 들 정도로 많다"며 "마오쩌둥을 비하했다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타국의 연예인 SNS 계정을 테러하고,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을 퍼부은 것은 명백히 선을 넘은 행위"라고 일갈했다.

또한 "우리는 민족주의의 이름으로 표현의 사소한 부분도 가장 악랄하거나 공격적인 방식으로 해석해 상대를 공격하는 국수주의적 태도에 반대한다"며 "다음 표적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세계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수 이효리/ 사진=텐아시아DB
가수 이효리/ 사진=텐아시아DB
이같은 청원에 대다수의 국내 누리꾼들은 "속이 시원하다"며 지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을 더 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중국 네티즌을 상대로 한 국내 단체의 공식적인 활동이므로 양국 네티즌의 재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효리의 발언에서 시작된 이번 논란이 어디까지 커질지 모르겠지만, 그의 팬들은 앞으로도 이효리만의 당당한 태도가 위축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정태건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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