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장준호 PD(왼쪽부터), 배우 김정현, 서현, 황승언, 김준한이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MBC
장준호 PD(왼쪽부터), 배우 김정현, 서현, 황승언, 김준한이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사진제공=MBC
“개인이 살아가려면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이런 것들이 작동되지 않는 물신(物神)사회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사회에서 어떻게 세상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시간’에 대해 연출을 맡은 장준호 감독이 이렇게 말했다.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였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유한한 시간 속에서 각기 다른 선택을 한 네 남녀가 엮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치열한 심리극을 담은 미스터리 로맨스를 예고했다.

장준호 PD가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장준호 PD가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장 감독은 이날 “시간은 모두에게 유한하고 공평하다. 드라마 ‘시간’은 시간 안에서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해 나갔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결국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네 분의 배우(서현·김정현·김준한·황승언)들을 보는 게 관전포인트”라며 “똑같이 주어진 시간 속에서 각기 다른 판단을 하는 네 사람의 모습이 다양하게 해석될 것”이라며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 서현이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배우 서현이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서현은 극 중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난한 셰프 지망생 설지현 역을 맡았다. 돈을 벌 줄 모르는 엄마와 갑작스럽게 죽은 동생으로 인해 연기의 진폭이 클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설지현은 자기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큰 인물이다. 어렵고 가난한 환경에서 꿈을 잃지 않고 매 순간 매 시간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살아간다”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지만 자기 자신을 꾸밀 여유가 없는 캐릭터다. 최대한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입술(립스틱)도 바르지 않고 출연하고 있다. 물론 그게 못생겨 보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설지현은 긍정적인 성격으로 타고난 게 나와 닮았다. 강한 생존력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정현이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배우 김정현이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순수하고 밝은 청년을 연기했던 김정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까칠하고 어두운 재벌 총수 아들 천수호 역을 맡아 변신한다. 그는 “공격적인 인물이지만 관계를 통해서 성장을 해나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정현은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이었다. 작품에 푹 빠진 것 같았다. 이에 대해 그는 “극에서의 감정의 끈을 놓치않고 가려다 보니 웃음이 잘 안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촬영을 할 때나 안 할 때나 내 모든 삶은 천수호처럼 살도록 노력 중이다. 잠자는 순간에도, 이동하는 순간에도 김정현이라는 인물이 나와서 나의 일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견제를 많이 하고 있다”며 “전력투구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적인 재벌과는 다른 모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수호가 어떻게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감독님이 많이 지도해 주고 얘기를 많이 들어준다”고 밝혔다.

배우 김준한이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배우 김준한이 2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에서 열린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MBC
김준한은 이번 드라마가 첫 주연작이다. 법을 중시하는 원칙주의 변호사였지만 점차 돈에 눈이 멀어 변질되어가는 캐릭터인 신민석 역을 맡았다. “신민석은 설지현과 6년이나 사귄 인물이다. 천수호 상무를 뒷바라지 하는 변호사이기도 하다”며 “어떤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생각하는 목적을 향해 달려간다”고 설명했다.

김준한은 ‘충무로의 기대주’라는 칭찬에 대해 “감독님을 믿고 있다. 사실은 나를 낯설어 하는 사람이 많을 것 이다. 극에 잘 묻어날 수 있게 노력할 거다. 너무 낯설어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황승언은 은채아 역을 맡았다. 신민석과 함께 욕망에 눈이 먼 인물을 표현한다. 그는 “은채아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사랑 하나를 가지지 못해서 파국으로 치닫는 인물”이라며 “모든 것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더 결핍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벌가의 자녀이지만 일부러 옷은 화려하게 입지 않는다”며 그 모습이 더 채아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했다. 또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해서 오히려 더 절제하면서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현은 “작품마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큰데, 이번 작품도 그렇다. 주연과 조연을 떠나서 한 인물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큰 책임감을 요하는 것”이라며 “설지현 캐릭터는 깊은 감정을 잘 표현해야 한다. ‘슬픔의 깊이’를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좋은 감독, 배우, 스태프들과 하루하루 열심히 촬영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모든 인물들이 꼼꼼히 캐릭터의 디테일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시간’이 현실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며 흥행할 수 있을까. 오는 25일 오후 10시 처음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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