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터널’의 존재감이 남다르다.

OCN ‘터널’(극본 이은미, 연출 신용휘)이 반전과 미스터리, 질질 끌지 않는 전개 등으로 안방극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2.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터널’은 지난 8회 5.2%까지 치솟았다.

‘터널’은 방송 전 우스갯소리로 ‘터그널의 추억’이라고 불렸다. 지난해 방송한 tvN ‘시그널’과 영화 ‘살인의 추억’의 아류작이라는 오해 때문이었다. 타임슬립은 ‘시그널’을,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건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터널’은 드라마 자체만의 매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탄탄한 극본과 속도감 있는 연출, 배우들의 열연이 극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1980년 여성 연쇄 살인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들른 터널에서 박광호(최진혁)는 범인의 실루엣을 봤고, 그의 뒤를 쫓다가 30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현재로 넘어왔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살인마를 찾으면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실낱같은 희망만 있을 뿐이다. 현재에서 과거 사건의 연결고리를 발견한 박광호는 김선재(윤현민)·신재이(이유영)와 힘을 합해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머리를 쓰게 하는 반전과 미스터리가 즐비하다. 과거와 현재의 연쇄 살인마로 가장 유력하게 꼽힌 인물은 정호영(허성태)이었다. 과거 박광호에게 용의자로도 잡힌 적도 있었다. 그러나 22일 방송에서는 엄청난 반전이 드러냈다.

이날 정호영은 김선재에게 택배로 핸드폰을 보냈다. 그는 “이서연은 내가 죽인 게 맞는데 해인강(살인사건)은 내가 아니다”고 말했다. ‘터널’은 곧바로 궁금증을 해소했다. 미묘한 인상을 남겼던 부검의 목진우(김민상) 역시 연쇄살인마였던 것. 그는 “난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 아니야. 정호영 같은 쓰레기와는 다르다고”라며 서늘한 얼굴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과거와 현재의 연쇄 살인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30년에 걸쳐 벌어진 살인사건의 전말은 한층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게 됐다.

1988년생 박광호(차학연)의 정체 역시 미스터리하다. 88년생 박광호는 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인공과 이름과 직업이 같은 88년생 박광호는 누군가의 뒤를 캐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그가 쫓던 이는 누구고 과연 과거에서 온 박광호와는 어떤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와 함께 신재이가 박광호의 딸임도 드러났다. 이들이 서로를 언제쯤 알아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정신없이 펼쳐지는 반전과 미스터리는 ‘터널’의 미덕이다. 여기에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최진혁을 비롯해 캐릭터에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력은 ‘터널’의 또 다른 재미다. 최진혁·윤현민, 최진혁·조희봉의 남남 케미와 윤현민·이유영의 서툴지만 미묘한 러브라인은 깨알 같은 관전 포인트다.

‘터널’은 2013년 KBS2 단막극 ‘불청객’을 선보였던 이은미 작가의 미니시리즈 입봉작이다. 살인을 소재로 하지만 자극적인 묘사는 지양했다. 이은미 작가는 촌스럽지만 휴먼적인 면모를 강조한 한국적인 스릴러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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