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윤식당’, ‘오늘 뭐 먹지? 딜리버리’, ‘요상한 식당’ 포스터
‘윤식당’, ‘오늘 뭐 먹지? 딜리버리’, ‘요상한 식당’ 포스터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기세가 시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층 진화한 포맷으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2014년 9월 첫 방송된 올리브TV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를 시작으로 tvN ‘삼시세끼’(2014), JTBC ‘냉장고를 부탁해’(2014), tvN ‘집밥 백선생’(2015), SBS ‘백종원의 3대 천왕’(2015), tvN ‘수요미식회’(2015) 등 그야말로 방송가에 쿡방이 범람했다. 대중들은 셰프들의 화려한 요리쇼와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레시피에 열광했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쿡방의 인기 역시 잦아들었다. 그러나 쿡방은 콘셉트를 다양화시키며 변화와 진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는 최근 ‘오늘 뭐 먹지? 딜리버리’로 제목을 바꾸고 MC로 민경훈을 새롭게 영입했다. 매 주 ‘오늘 뭐 먹지’에 소개된 레시피는 방송 직후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상태로 ‘쿠킹 박스’에 담겨 시청자들에게 배달을 해준다. 프로그램은 인터넷 쇼핑몰과 연계해 ‘쿠킹 박스’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상품까지 출시했다.

쿡방이 단순히 요리를 하고 레시피를 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 예능적 장치 등을 새롭게 가미하며 진화를 꾀하고 있는 것.

지난달 시즌3를 시작한 ‘집밥 백선생’은 ‘집밥 백선생3 컴백 스페셜! 출장 백선생’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백종원이 직접 시청자들의 집을 방문해 함께 냉장고를 정리하고, 냉장고에 잠들어 있던 재료들을 활용해 요리를 재탄생시키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연출을 맡은 박희연 PD는 “이번 시즌에는 소통의 장을 더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그 일환으로 출장 백선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편의점을 털어라’ 스틸컷
‘편의점을 털어라’ 스틸컷
CJ E&M은 최근 tvN ‘편의점을 부탁해’와 올리브TV ‘요상한 식당’ 등을 편성시켰다. ‘편의점을 털어라’는 지난 1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정규 편성에 성공했다. ‘편의점을 털어라’는 다양한 편의점 음식을 조합해 만든 신기한 ‘꿀 조합 레시피’를 선보이는 대한민국 최초 편의점 레시피 프로그램으로 쉽고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는 요리법을 선보이며 따라 하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수근은 “편의점 음식으로 조합하는 것에는 한계가 없다”며 “우리 프로그램은 1년 이상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요상한 식당’은 ‘요란하고 수상한 식당’의 줄임말로, 매회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손님이 직접 셰프의 지령을 들으며 만드는 주객전도 쿠킹 버라이어티다. 여행 가서 먹어 보고 자꾸 생각나는 음식, 어린 시절에 먹었던 추억의 음식 등 다시 먹고 싶은 자신만의 ‘인생 음식’이 있지만 요리할 방법을 모르는 스타들이 셰프와 한 팀을 이뤄 셰프의 목소리만 듣고 음식을 완성한다. MC인 김용만·서장훈·김종민·피오가 게스트와 함께 두 팀으로 나뉘어 요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유희경 PD는 “요리도 있지만, 예능적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는 ‘쿠킹 버라이어티’를 만들고자 했다. 먹는 즐거움뿐 아니라 만드는 즐거움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식당’ 화면 캡쳐
‘윤식당’ 화면 캡쳐
지난 24일 베일을 벗은 tvN ‘윤식당’ 역시 진화한 쿡방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윤식당’은 나영석 PD가 선보이는 신규 프로그램으로 윤여정·이서진·정유미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모습을 담는다. 세 사람은 한국에서 이원일 셰프와 홍석천에게 메인 메뉴인 불고기를 이용한 요리를 전수 받았다. 이들은 발리에서 ‘윤스 키친’(YOUN’S KITCHEN)이라는 가게를 열고 손님들에게 판매를 할 예정이다.

나영석 PD는 “식당 운영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다”라며 “수많은 외국인 손님들이 엑스트라가 아닌 조연 역할을 해줬다. 외국인들 입을 통해 한국 음식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건 새로운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쿡방에 대해 ‘식상하다’, ‘지겹다’라는 평도 분명 있지만 쿡방은 스테디셀러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쿡방이 지지 않고 사랑받고 있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쿡방의 열기가 한층 꺾인 것은 사실이나 이제 쿡방이 하나의 장르로 인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장르인 만큼 제작진들은 쿡방을 기본으로 토크나 게임 등 다양한 예능적 장치들을 첨가하면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며 “특히 혼자서 요리를 사먹거나 해먹는 ‘혼밥족’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쿡방에 대한 관심은 꺼지지 않고 인기를 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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