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방향으로 이범수, 윤계상, 서예지, 박예진
시계방향으로 이범수, 윤계상, 서예지, 박예진
[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라스트’의 네 배우들이 입을 맞춘 듯이 드라마에 대한 장점을 나열했다. 배우들은 드라마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고 후반부 반전을 기약했다.

17일 오후 안성 DIMA 종합촬영장에서는 종합편성채널 JTBC ‘라스트’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네 주역인 이범수, 윤계상, 박예진, 서예지가 참석했다.

‘라스트’는 동명의 웹툰 원작을 둔 드라마로, 100억 원 규모의 지하세계를 둘러싼 남자들의 맹렬한 생존경쟁과 서열싸움을 그린 액션 느와르이다. ’추적자 THE CHASER’, ‘황금의 제국‘의 조남국 PD가 연출하고 ’개와 늑대의 시간‘, ’로드 넘버원‘의 한지훈 작가가 집필했다.

‘라스트’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tvN ‘오 나의 귀신님’에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현재 ‘오 나의 귀신님’은 종영을 2회 앞두고 있는 상황. 이에 ‘라스트’ 측은 후반부의 반전을 기약하고 있었다. 배우들 역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이날 배우들은 ‘라스트’에 대한 장점을 나열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배우들이 사랑하는 ‘라스트’가 후반부 반전을 기약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높은 퀄리티 위해 사전제작을 지향한다
‘라스트’는 사전제작 드라마를 지향하고 있다. 첫 촬영 전에 이미 8부까지 대본은 완성되어 있었고, 현재는 13회까지 완성되어 있다. 16부작인 점을 감안하면 어느정도 이미 결말까지 도달되어 있는 상황이다. ‘라스트’는 100% 사전제작은 아니지만 지향함으로서 드라마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쪽대본’ 상황은 피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배우들은 이런 ‘라스트’의 제작환경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이범수는 “미리 대본이 8회까지 나와있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라며 “제작진들과 배우들이 미리부터 꼼꼼히 준비하고 현장에 임했기에 더 높은 퀄리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범수는 사전제작 드라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범수는 “배우로서 소신있게 말해보자면, 우리나라에서도 사전제작이 많아졌음 좋겠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미리 찍어놓으면 시청자들의 반응을 알 수 없다고 하더라. 생각해보니 시청자 의견을 다 듣고 있으면서 재미없는 드라마도 많지 않느냐”라고 농담으로 일침을 놓기도 했다.

# 공중파와는 다른 JTBC만의 강점
특히 이날 이범수는 종합편성채널, JTBC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범수는 ‘라스트’를 통해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이 수익에 있어 관대함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 전체를 아우르는 위치가 아니기에 어디까지나 내 추측일 뿐”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범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 JTBC가 참 좋다라는 걸 느꼈다”라며 “‘라스트’가 끝나고 언제 JTBC 할지 모르겠지만, 매 현장마다 카메라 3대를 동원해 과감하고 자신있게 작품에 임하는 JTBC가 너무 좋다”고 JTBC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범수는 “이런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적극성이 널리 퍼져 공중파를 비롯한 모든 방송국에서 좋은 현상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시청자에게도 양질의, 수준있는 드라마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틈만 날 때마다 JTBC 자랑하고 다닐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의 차이는 수위에서도 알 수 있다. 지하세계를 소재로 한 드라마인 만큼 ‘라스트’에는 화려한 액션신과 더불어 끔찍한 장면도 더러 나온다. 물론 원작보다는 수위 조절한 내용이었지만, 확실히 공중파 드라마에 비해 심의가 관대한 느낌이다. 원작을 기대했던 팬들에겐 아쉬운 부분이지만, 방송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윤계상 역시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는 어쩔 수 없을 것. 원작에선 끔찍한 장면이 더 많이 나온다. 오후 8시 40분 방송인데, 수위가 더 높다면 시청자들이 밥 드시고 보기에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계방향으로 이범수, 윤계상, 서예지, 박예진
시계방향으로 이범수, 윤계상, 서예지, 박예진
# 배우들의 남다른 몰입도
이날도 배우들은 역할 모습 그대로 간담회 현장에 나타났고, 기자간담회에 앞서 촬영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미 ‘라스트’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배우들은 각자 역할에 대해서도 매우 몰입하고 있었다.

특히 윤계상과 서예지는 역할 몰입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극 중 악과 깡이 넘치는 장태호로 분한 윤계상은 “연기에 너무 몰입하다보니 지오디 무대에서도 장태호더라”라고 입을 열었다. 윤계상은 “광복절 날 지오디로서 KBS ‘나는 대한민국’ 무대에 올라서 노래했다. 노래할 때 잠깐 카메라를 봤는데, 장태호처럼 눈을 치켜뜨더라. 충격받았다”라고 에피소드를 공개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함께 출연하는 서예지 역시 엉뚱함을 뽐내며 드라마에 대한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극 중 노숙자들을 돌보는 간호사 신나라 역을 맡은 서예지는 “촬영하다보니 실제 노숙자들 그냥 내 이웃같더라. ‘라스트’를 통해 그들도 원래는 가정이 있는 보통 사람들이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영등포 역에 밤에 영화를 보러간 적이 있는데 노숙자들이 많았다. 나에겐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 날 24시간 카페에서 노숙자와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노숙자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서예지는 “지금은 실제 노숙자들에게 인사하는 게 습관됐다”며 “인사를 잘 안받아주신다”고 말해 드라마에 흠뻑 빠져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범수는 몰입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범수는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땐 작품을 맡게 되면 일상에서도 인물에 빠져 생활하고, 작품이 끝날 때까지 그래야 되는 줄 알았다”라며 “실제 배우가 되어 겪어보니 개인생활이 파탄날 것 같더라. 살인자 역을 맡으면 살인자처럼 돌아다녀야하는데, 그럴 순 없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범수는 “작품을 하는 동안 두 달 정도 못빠져나와야 작품에 충실했다고 오인하면 안된다. 현장에서 집중과 순간의 몰입이 중요한 것. 그래야 맡은 역할과 쿨한 작별을 할 수 있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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