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유나의 거리’ 방송 화면 캡처
JTBC ‘유나의 거리’ 방송 화면 캡처
JTBC ‘유나의 거리’ 방송 화면 캡처

종합편성채널 JTBC ‘유나의 거리’가 마지막까지 안방극장에 따뜻함을 안기며 종방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유나의 거리’ 50회에서는 유나(김옥빈)와 창만(이희준)이 해피엔딩을 맞는 동시에 그들과 함께했던 다세대주택 주민들의 앞으로의 삶에 대한 예고가 그려졌다.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은 건, 다름 아닌 창만이었다. 다세대주택의 중심에서 모든 이들의 변화를 이끌었던 그는 마지막에 이르러 새로운 도전을 앞뒀다.

늘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고 배려할 줄 알았던 창만은 유나의 새 아버지가 이끄는 자선 사업에 뛰어들었다. 도란도란 도시락의 총괄팀장을 맡은 창만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꾸리며 ‘서명한 순간부터 1년간 어떠한 범죄도 저지르지 않겠다’는 내용이 적힌 서명서를 들고 달호(안내상)를 찾았다. 어딘가 시큰둥한 표정을 짓던 달호가 서명을 하는 순간, 노래방 한 편에서는 민규(김민기)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 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이제 다시 시작이다’는 가사가 마치 주문처럼 반복돼 흘러나오고, 민규 곁에서 마이크를 집어 든 창만은 그의 어깨를 감싸 쥔다. 지난했던 과거를 지나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자는 것. 민규에게 회사 홍보물을 전했다는 말에 달호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창만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늘 그래 왔듯이 한 마디를 내던진다. “민규 너무 안 좋게만 보지 마세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변화시킬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데요.” ‘유나의 거리’의 따뜻한 시선이 오늘도 힘겹게 ‘삶의 변화’를 갈구하는 경계 밖 사람들에게로 뻗어 나가는 순간이다.

창만이 심어준 ‘희망의 씨앗’은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서 ‘새 삶의 가능성’으로 꽃피우기 시작했다. 윤지(하은설)와 함께 그녀가 한때 몸담았던 길거리로 나선 유나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 소매치기 3인방을 만나서 창만이 자신에게 그러했듯이, 자연스레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유나는 마치 과거의 자신처럼 삶을 놔 버린 세 남자에게 말한다, “도시락 회사에서 일해볼래? 비정규직 아니라 정규직이야. 따끈따끈한 도시락 배달. 소매치기 출신 우대”라고.

JTBC ‘유나의 거리’ 방송 화면 캡처
JTBC ‘유나의 거리’ 방송 화면 캡처
JTBC ‘유나의 거리’ 방송 화면 캡처

단순히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소외된 이들의 ‘자활’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유나의 거리’는 ‘동정’이 아닌 ‘공감’을 얻는다. 도란도란 도시락은 자발적으로 삶을 바꾸기가 어려운 이들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변화의 계기는 사회가 만들어줘야 하지만, 당사자들 또한 이에 합당한 태도와 열정을 지녀야 한다는 것. 조심스레 언니 미선(서유정)의 일자리를 묻는 유나의 말에 창만이 “왜 없어, 일은 많지. 언니가 무슨 일을 원하는가가 문제지. 책임을 내가 왜 져. 어느 누구나 책임은 자기 자신이 져야지”라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50회라는 기나긴 여정을 통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를 통한 개인의 변화를 이야기해 온 ‘유나의 거리’가 종국에 꺼내놓은 메시지가 변화한 개인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사회라는 점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은 배우들을 통해 생명력을 얻었고, 메시지가 더해지며 지난 1994년 방송된 ‘서울의 달’을 넘어서는 힐링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드라마, 우리는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JTBC ‘유나의 거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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