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과천선’ 방송화면
‘개과천선’ 방송화면
‘개과천선’ 방송화면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이 27일 16회로 종영한 가운데,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배우 김명민의 미묘하게 달라진 연기가 여운을 남기는 것에 성공했다.

당초 18회로 종영할 예정이었던 ‘개과천선’은 16회로 조기종영되면서 다급하게 마무리되었으나, 16회의 여정 속 진득하게 유지한 날카로운 현실비판 정신 가운데 주인공 김석주(김명민)을 통해 ‘법조인으로서 어떤 삶이 정의로운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려 애쓴 흔적이 엿보였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속 가장 즐거운 관람이 되었던 것은 달라진 김명민의 연기를 보는 것이었다.

‘개과천선’은 철저히 사건 중심의 드라마였다. 태안기름 유출사고나 동양그룹 사건 등 실제 사건들과 흡사한 에피소드들이 연이어 등장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고, 그 안의 여러 비리들이 복잡하게 얽혔다. 이같은 서사 속 드라마 속 거의 모든 인물들은 캐릭터가 과장되어 있지 않고, 사건 속에 묻혀있다는 인상이 강했다.

이런 드라마를 만난 김명민은 발성이나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며 김석주를 완성했다. 2008년작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나 2013년작 ‘드라마의 제왕’ 앤서니 김 등, 그동안 그가 드라마에서 보여준 캐릭터성이 강한 인물들을 연기할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연기가 아닌 듯 자연스러운 발성에 묘하게 툭툭 던지는 감정표현으로 자연스레 극 안에 스며든 듯한 인상을 전했다. 이런 변화가 확연히 드러난 대목은 특히 아버지 김신일(최일화)과 대화를 나누는 순간이었다.

MBC ‘개과천선’ 포스터
MBC ‘개과천선’ 포스터
MBC ‘개과천선’ 포스터

달라진 김명민은 섹시해졌다는 인상까지 전하는데 성공하고 만다. 극중 큰 비중을 차지않았던 약혼녀 유정선(채정안)과의 에피소드는 멜로라기 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썸 타는 것’에 더 가까웠다. 두 인물 사이 잡힐 듯 잡히지 않은 긴장감이 묘하게 달라진 연기톤과 어우러지면서 김명민이라는 배우에 섹시한 표정을 덧씌우게 됐다.

‘개과천선’ 이전 김명민은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가는 묵직한 그래서 어떤 측면으로는 극 가운데 도드라진 인상이 강했던 배우였다면, ‘개과천선’ 이후 김명민은 자신을 노련하게 감추어 그 어떤 배역과도 또 그 어떤 상황에도 자연스레 스며들 것만 같은 인상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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