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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순애보와 슬픔, 간간히 비치는 코믹함과 카리스마….

이토록 다양한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20대 초반 남자 배우의 묵직한 존재감은 실로 오랜만이다. SBS 수목드라마 ‘닥터 이방인’ 속 이종석 얘기다. 시대적 격랑 속에 헤어진 첫사랑을 찾는 천재 탈북 의사 박훈 역을 맡은 그는 회가 거듭할수록 안정적이면서도 변화무쌍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TV 앞에 불러모으고 있다.

전작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끓는 청춘’에서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미소년의 풋풋함이 그를 감쌌다면 ‘닥터 이방인’에서는 연기적으로 훌쩍 성숙한 모습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닥터 이방인’ 속 박훈은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만한 갈등 구도를 지닌 인물이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풀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탈북 후 행방이 묘연해진 첫사랑을 찾고자 하는 강한 목표의식을 지닌 박훈은 천재적인 실력을 지닌 의사로서의 사명감도 남못지 않다. 여기에 그의 앞에 나타난 라이벌 의사 한재준(박해진)과의 대립도 그가 헤쳐가야 할 숙제다. 이처럼 복잡다단한 인물이 이종석이라는 배우 안에서 재탄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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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20대 초반, 이제 데뷔 5년차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여유로운 카리스마가 그에게 묻어난다는 점이다. 이는 복합적인 감정선을 요구하는 ‘닥터 이방인’ 속 박훈이라는 캐릭터를 다채롭게 그려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의사로서 자신의 역할을 고뇌하는 순간에는 “네가 의사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라”는 아버지 박철(김상중)의 유언을 기억해내며 형형한 눈빛을 빛내는가 하면, 헤어진 첫사랑 송재희(진세연)을 떠올릴 때는 청춘의 순정을 진한 감정표현으로 드러낸다.

극 초반 탈출신등을 통해 드러난 액션 장면에서는 긴 팔다리는 이용해 시원한 액션감을 선보이는가하면 간간히 보여지는 코믹 연기도 극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능청스럽게 윙크를 날리는 장면이나 팽팽한 대립 상황에서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농담으로 배짱이 두둑한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 모자람이 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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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눈빛과 얼굴 근육을 능숙하게 이용하는 유려한 표정 연기가 바탕이 돼 있다. 모델 출신의 강점을 드러내듯 화난 표정과 놀란 표정, 눈물짓는 장면 등 다양한 표정 연기를 미세한 얼굴근육을 이용하면서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는 것.

아직은 ‘소년과 남자 사이’에 있는 듯한 미소년적인 외모에 어우러진 다양한 톤의 연기력은 시청자들에게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요소다. 수줍은 소년다움이 남아 있는 겉모습 뒤로 강렬함이 묻어나는 모습이 계속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인 것.

불과 4년 전 SBS ‘검사 프린세스’ 속 작은 역할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그는 SBS ‘시크릿 가든’ 영화 ‘관상’ KBS2 ‘학교 2013′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을 거치며 매 작품마다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리고 이제 ‘닥터 이방인’으로 떠오르는 주연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다질 태세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SBS ‘닥터 이방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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