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와 나가 남긴 드라마적 성과에 대하여

KBS2 ‘총리와 나’ 제작발표회 현장 윤시윤, 윤아, 이범수, 채정안, 류진(왼쪽부터)

‘선결혼 후연애 스캔들’ KBS2 월화드라마 ‘총리와 나’(극본 김은희, 윤은경, 연출 이소연)가 지난 4일 17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끝맺었다. 최종회 시청률은 6.1%(닐슨 코리아 기준)은 그쳤지만, 작품이 남긴 성과는 적지 않다는 게 방송가의 주된 평가다.

먼저 ‘총리와 나’는 기획 단계부터 SM C&C의 제작 참여로 관심을 끌었다. SM 측은 그간 드라마, 영화 제작 분야로의 영역 확장에 강한 의욕을 보여 왔고 ‘총리와 나’와 ‘미스코리아’는 그런 SM C&C의 제작 역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SM C&C 측 관계자는 텐아시아와의 통화에서 “‘총리와 나’가 시청률 면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며 “SM C&C가 제작에 참여한 ‘총리와 나’와 ‘미스코리아’는 우리가 지향하는 제작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두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SM C&C는 막장이나 자극적인 소재가 없는 건강하고 착한 드라마 제작을 지향한다”며 “시청률 부분의 문제는 좋은 콘텐츠 제작을 통해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 안정적으로 작품을 끝마쳤다는 사실 외에도 출연 배우들의 재발견도 ‘총리와 나’가 거둔 큰 성과 중 하나로 손꼽힌다.

KBS2 ‘총리와 나’에서 남다정 역을 맡았던 윤아

특히 남다정 역을 맡았던 윤아의 연기력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 2007년 걸그룹 소녀시대로 데뷔와 동시에 ‘9회말 2아웃’, ‘깍두기’, ‘너는 내 운명’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을 만난 윤아는 ‘총리와 나’를 만나 드디어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땠다. 기존에 선보인 청순가련형의 캐릭터를 벗어나 코믹과 애절함을 오가는 연기를 소화해냈다는 것은 그녀가 이번 작품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왔는지를 짐작게 한다. 물론 권율(이범수)의 부인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남다정 역을 소화한 윤아는 아직 나이가 어린 점 때문에 극에 완벽히 녹아들지는 못했지만, ‘연기 대선배’ 이범수와 스무 살의 나이 차에도 달달한 로맨스를 그려낸 것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한 부분. 연기자로서의 그녀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작품을 통해 다소 가볍고 코믹했던 이미지를 벗은 윤시윤과 채정안도 ‘총리와 나’를 통해 재평가됐다. ‘제빵왕 김탁구’와 ‘이웃집 꽃미남’ 등의 작품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았던 윤시윤은 ‘총리와 나’에서 슈트를 빼 입고 강인호 역을 맡아 ‘상남자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여심을 흔들었다. 또 극 중 권율을 사랑하는 남다정을 묵묵히 지켜보는 연기와 극 중반까지 속내를 숨긴 채 묘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모습은 그의 성장을 확인하게 했다. 채정안도 ‘총리와 나’에서 항상 권율을 향한 마음을 숨긴 채 시크한 매력을 드러내며 전에 없는 존재감 가득한 연기를 선보였다.

KBS2 ‘총리와 나’ 강인호 역의 윤시윤(왼쪽), 서혜주 역의 채정안

‘총리와 나’는 다채로운 캐스팅으로 배우들에게는 이미지 변신의 장을 마련해주는 동시에,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내 드라마의 동력으로 삼는 영리함을 보였다. 또한, 최근 대부분 드라마가 그대로 따르고 있는 ‘막장 드라마’의 공식에서 벗어나 일관성 있게 ‘착한 드라마’를 표방한 SM C&C의 제작 방향도 ‘총리와 나’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따뜻한 무언가를 남길 수 있었던 이유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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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와 나’가 남긴 드라마적 성과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