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용이네” 야심차게 개봉한 신작 영화에 이보다 더 치욕스러운 말은 없었다. 극장에서 돈주고 보기엔 찜찜한,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영화에 ‘명절용’이란 꼬리표가 붙곤 했다. 물론 이는 옛말이다. 대중성은 물론 작품성까지 두루 갖춘 영화들로 ‘명절 특선 영화’ 상차림이 매년 풍성해지고 있다. 이번 설 연휴 역시 안방극장에는 좋은 영화들이 넘친다. 지상파 3사가 야심 차게 준비한 핫하고 뜨겁고 따끈따끈한 특선 영화를 살펴보자.
1월 29일(수)
23:10 반창꼬 (KBS2) 00:45 내아내의 모든것 (MBC)
반창꼬
설 전야제인 29일 MBC는 ‘내 아내의 모든 것’(늦은 밤 0시 45분)으로 분위기를 조성한다. 본격 불륜 조장극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 특선 영화에도 편성됐다. 명절 단골 영화자리를 노리는 이 영화, 임수정의 무르익은 연기와 ‘더티섹시’ 류승룡의 변신이 인상적이다.
KBS2는 한효주 고수 주연의 ‘반창꼬’(밤 11시 10분)를 편성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것’
영화 ‘내 아내의 모든것’
29일엔 이영화: ‘내 아내의 모든것’ 명절 직후 이혼이 급증하는 현상은 아이러니하다. 화목하자고 떠난 고향길이 전쟁길로 끝나는 파국은 피해야 한다. 남편과 혹은 부인과 ‘내 아내의 모든것’을 함께 보며 “있을 때 잘하자”라는 교훈을 되새겨 보는 것도 좋겠다.
은밀
30일 애틋한 설 연휴가 시작됐다. MBC는 ‘베를린’(밤 11시 15분)을 내놓는다. ‘베를린’은 현재 스크린, 브라운관에서 가장 핫한 배우 하정우, 전지현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고향인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베를린을 전전하는 표종성(하정우)의 고군분투가 설 연휴 안쓰러움을 더한다.
SBS는 이번 설, 승승장구 중인 자사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위한 본격 편파 편성을 감행한다. 그 첫 번째는 김수현의 스크린 데뷔작인 ‘은밀하게 위대하게’(저녁 8시 40분)다. 30일 ‘별에서 온 그대’ 14회 분 결방으로 인한 혈압 상승, 초조함, 손톱 물어뜯기를 멈출 수 없는 팬들이라면 이 영화를 위안으로 삼아도 좋겠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이어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늦은 밤 0시 50분)이 방송된다. 김인권 박철민의 코믹 연기와 함께 조정석의 풋풋한 깨방정 연기가 인상적이다.
KBS2에서는 늦은밤 0시 30분부터 ‘연가시’가 방영된다.
영화 ‘정무문’
영화 ‘정무문’
30일엔 이영화: ‘정무문’ KBS1에서는 이소룡의 ‘정무문’(밤 11시 40분)이 방영된다. 성탄절 맥컬리 컬킨이 빠질 수 없듯 명절 연휴 이소룡과의 만남은 클래식하고 고결하기 그지없다. 이소룡과 함께 설 분위기를 만끽해 보자.
1월 31일(금)
12:10 광해, 왕이 된 남자(KBS2) 20:30 7번방의 선물 (KBS2) 22:05 타워(SBS) 22:05 감시자들 (MBC) 23:50 원티드 (kBS1)
타워
설 당일인 31일 MBC를 통해 ‘감시자들’(밤 10시 5분)이 첫선을 보인다. ‘감시자들’은 천재적 기억력과 동물적 직감으로 감시만으로 범죄를 추적하는 경찰 내 특수조직의 미션 수행기를 그렸다.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디테일한 추적 액션이 유려하게 그려졌다. 무엇보다 정우성의 ‘잘생김’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수 있다.
같은 시간 SBS는 재난 영화 ‘타워’를 내놓는다. 이로써 31일 밤에는 설경구 영화 두 편이 리모컨 경쟁을 펼친다. 스케일이며, 스토리며 온 가족이 둘러앉아 불구경을 하기에 더없이 적당한 영화다.
이날 KBS2에서는 ‘천만영화’ 두 편을 만나볼 수 있다. 낮에는 이병헌 주연의 ‘광해’(낮 12시 10분)가, 저녁에는 류승룡 주연의 ‘7번방의 선물’(20:30)이 방송된다. 특히 교도소 7번방에 수감된 아빠의 눈물겨운 부성애를 그린 ‘7번방의 선물’은 보고나면 마음이 설날 떡국만큼 따뜻해지는 영화다.
영화 ‘스타워즈’
영화 ‘스타워즈’
31일엔 이 영화: ‘스타워즈’ 교육방송 관계자의 ‘덕력’이 의심되는 이 편성. EBS는 국내 최초로 ‘스타워즈’ 시리즈 전편을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연속 방영한다. 전 세계, 전 세대를 아우르며 덕후(오타쿠)를 양산해 낸 전설의 시리즈다. 화목한 친척들에 편입되지 못한 채 방구석을 전전하는 당신이라면 ‘스타워즈’ 시리즈와 이번 설을 보내는 편도 좋을 듯하다.
2월 1일(토)
21:15 어벤져스 (KBS2) 23:15 도둑들 (SBS)
어벤져스
설 연휴 마지막 날 SBS는 편파 편성 2탄인 ‘도둑들’(밤 11시 15분)을 방영한다. 전지현과 김수현은 400년 전에도 인연이었고 2012년 여름에도 인연이었다. 2012년 여름 개봉해 단숨에 천만 관객을 동원한 ‘도둑들’에서 전지현과 김수현은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참고로 ‘도둑들’은 지난해 추석 특선 영화 중 전체 1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KBS2에서는 ‘어벤져스’(밤 9시 15분)를 방영한다. ‘어벤져스2′ 소문으로 인터넷이 시끌시끌하다. 한국 여배우 김수현의 합류 및 인천 촬영 소식으로 ‘어벤져스’가 때아닌 관심을 받고 있다. ‘어벤져스가 뭐지?’ 혹은 ‘김수현이 누구지?’ 란 의문점이 생긴다면, 이 기회에 감상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