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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은 쏜살같이 흘렀고,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군 방송가의 열기는 ‘2013 KBS 연예대상’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한해의 성과를 점검하는 자리이자 시청자, 스타, 방송가 사람들에게는 축제의 현장으로 기억됐을 ‘2013 KBS 연예대상’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지난 21일 오후 9시 15분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홀에서 열린 ‘2013 KBS 연예대상’에서 쏟아진 말들을 정리해봤다.

쇼·오락부문 작가상을 수상한 ‘연예가중계’의 이현숙 작가는 ‘연예가중계’의 MC 신현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놔 관심을 끌었다. 이 작가가 고백한 캐스팅 이유는 딱 하나, 바로 ‘특종’이다. “신현준 씨가 1년에 수차례 특종을 만들 줄 알았다. 근데 저희 프로그램 하신 뒤 성직자 생활을 하셔서 특종은 딱 한 번, 결혼발표밖에 없네요.”
10. 이슈가 있어도 없어도 욕을 먹는 게 스타라죠? 신현준 씨 2014년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쇼·오락부문 작가상 시상에 나선 정준영과 이영자. 최근 ‘1박 2일 시즌3’를 통해 ‘예능 대세’로 급부상한 정준영은 ‘센 누나’ 이영자와 시상전부터 설전을 주고받았다. “연애를 많이 안 해봤나 봐요. 보통 이렇게 나오면 에스코트를 해주셔야 하는데 거의 부축이었어요. 정준영 씨 혹시 저한테 질문은 없어요?”(이영자) “머리 어디서 했는지 궁금해요.”(정준영) “그냥 엄마랑 싸우고 나왔어요.”(이영자)
10. 이영자 씨 머리는 정말 대상감이었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근데 두 분이 싸우고 나오신 건 아니죠?

공로상 시상자로 나선 이경규와 조우종 아나운서. 이경규는 특유의 돌직구로 긴장한 조우종 아나운서를 집중 공략했다. “오늘 조우종 씨, 왜 신인상을 못 받았는지 모르시죠? 나가라는 거예요. 10년 동안 한 게 뭐 있냐는 거죠. 나가면 방송 말고도 행사도 있고 야간업소도 있고 빨리 정리하고 나가세요.”
10. 쩔쩔매는 조우종 아나운서의 모습에 눈물이 뚝. SBS를 벗어난 이경규 씨는 ‘힐링’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도경완-장윤정 부부는 특별상 시상자로 나서 뜨거운 애정을 과시했다. 특히 도경완 아나운서는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결혼을 해준 제 아내에게 감사드립니다. 한마디를 더 하자면 입사 5년차인 제가 예능의 꿈이 있지만 쉽지 않은 영역이에요. 지금 아내의 배 안에 제2세가 자라고 있는데 나오거든 바로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애비가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의 힘을 빌려서 이루어 보겠습니다”는 말로 아내에 대한 애정과 예능 욕심을 내비쳤다.
10. 도경완-장윤정 부부의 아이는 출산 전부터 방송 출연이 확정된 건가요? 도경완 아나운서의 ‘KBS 육아예능’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느껴집니다.

‘가요무대’로 특집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양동휘 PD는 “지금부터 딱 60년 전, 1953년 12월 21일 파독 간호사들이 독일로 떠났다”며 “KBS가 독일로 가서 그분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이 의미가 깊다.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독일로 떠난 가수들과 제작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28년간 ‘가요무대’를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10. 음악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은 KBS만의 힘입니다. 지난 1985년부터 우리 곁은 지킨 ‘가요무대’에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시상식 막간을 틈타 진행된 ‘틈새시상’은 ‘중고신인상’, ‘먹방상’ 두 개 부문의 수상이 이뤄졌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강호동, ‘맘마미아’, 유재석. 연예대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린 두 MC는 ‘틈새시상’ 진행자 허경환과 신봉선의 거침없는 공세에 말문이 막힌 듯 고개를 떨궜다.
10. ‘중고신인’에 이어 ‘먹방 스타’라니요. 시대를 풍미했던 ‘유-강’ 라인 어디로 갔나요?

정보쇼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종국과 문희준. 김종국은 “‘위기탈출 넘버원’ 시청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덤덤한 소감을 전했으나, 문희준은 좀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소망을 밝혔다. “‘불후의 명곡’을 3년 정도 했지만, 사실 저보다도 가수들이 매주 무대를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근데 저도 강호동, 유재석처럼 돈 많이 벌고 싶습니다.”
10. 기-승-전-돈(?)인가요? 문희준 씨의 생활고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 적극 투입을 요구합니다!

실험정신상 시상에 나선 홍석천과 한선화. 홍석천은 “실험정신상도 그렇지만, 내가 시상자로 나섰다는 점이 의미가 깊다”며 짧지만 묵직한 멘트로 간만에 지상파 방송에 출연한 심경을 전했다. 실험정신상은 ‘인간의 조건’이 수상했다.
10. 실험, 파격, 도전이라는 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홍석천 씨가 아닐까요? 지상파 복귀 신호탄을 쏜 만큼 다음에는 시상자가 아닌 수상자로 뵙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쇼·오락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한 컬투. 뛰어난 입담으로 라디오와 방송을 종횡무진 중인 이들의 수상 소감 또한 남달랐다. 비교적 점잖은 말투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 김태균과 달리 정찬우는 “공연을 마치고 오느라 조금 늦었다”며 “내일 또 공연이 있는데, 아직 표가 남아 있다. 좀 도와 달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수상을 받는다. 우리는 정말 ‘우수한 놈’들 같다”는 묘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10. 스타마저 휘어잡는 입담과 개그감이라니, 거 컬투 공연장이 어디요?

쇼·오락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차태현은 ‘1박 2일’을 통해 갈고닦은 물오른 예능감이 듬뿍 담긴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차태현은 얼마 전 셋 째 아이를 출산한 아내에게 “셋째를 낳아주셔서 심심한 위로의 말과 넷째는 절대 없을 거라는 말을 전한다. 전 나름대로의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불법 도박’으로 자숙을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수근에게는 “지금도 많이 반성하고 있을 것으로 안다. 고마운 게 많다”는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10. 소감 한마디로 청중을 들어다 놓는군요. ‘이수근’을 언급한 차태현 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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