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의 장영철 정경순 작가(왼쪽부터)가 역사왜곡과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기황후’의 장영철 정경순 작가(왼쪽부터)가 역사왜곡과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기황후’의 장영철 정경순 작가(왼쪽부터)가 역사왜곡과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오는 28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의 연출자 한희 PD와 집필을 맡은 장영철 작가가 이 드라마를 둘러싼 역사왜곡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한희 PD와 장영철, 졍경순 작가는 24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황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먼저 한희 PD는 방영 전부터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새로운 장르) 드라마다. 실존 인물도 나오고, 실제 사건, 실제 역사적 기록들이 충분한 고증과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하면서 다뤄질테지만, 한편으로 핵심적인 이야기는 거의 다 창작이다. 기황후에 대한 기록 자체가 상당히 단촐하고, 원나라의 역사 자체가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 않다. 그 부분은 전적으로 작가의 창작에 의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연산군도 그렇고 장옥정도 그렇고 사극에는 문제적 인물이 많다. 기황후도 분명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고, 왕유 이전에 다루려 했던 충혜 역시 그런 부분을 논문을 통해 보았다”며 “저희가 드라마를 하겠다는 것의 방점은 역사가 아닌 드라마에 있다. 논란과 관련 가상역사라는 점을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드라마를 보고나서도 역사왜곡에 대해 말씀을 하신다면 귀를 열기는 할 것이다”고 말했다.

장경철 작가는 “기황후의 이름, 기승냥 역시도 역사에 기록이 없어 우리가 창작한 것이다. 드라마로 하고자 하는 것은 황후가 된 이후의 모습이 아니라 나락으로 떨어진 한 여자가 황후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드라마로 할 것이다. 사료가 적어 많은 부분을 창작해야 했고, 처음부터 이것이 가상역사라는 점을 공지할 것이다”며 “실제로도 드라마의 70% 이상은 허구의 인물들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으며, 정경순 작가는 “기황후는 분명 명과 암이 있다. 황후가 되는 과정을 그리겠다고 했지만, 인물의 암도 분명히 밝힐 예정이다. 드라마와 역사가 구분이 되게끔 소개도 할 것이고, 인물의 안 좋은 부분도 드라마 말미에 밝힐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정경순 작가는 이미 출간된 서적 ‘기황후’와 관련, “그 책은 우리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인데, 사실 드라마를 하면서 ‘대조영’도 그러했고, ‘자이언트’도 그러했듯, 시놉시스대로 갈 수는 없고, 50% 이상이 바뀐다”라며 “초반부터 많이 바뀌엇고, 중반 이후부터는 원작의 극적 부분을 많이 살릴 예정이기는 하지만,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변경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고 전한 뒤, “재미있는 드라마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MBC ‘기황후’의 장영철 정경순 작가가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MBC ‘기황후’의 장영철 정경순 작가가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MBC ‘기황후’의 장영철 정경순 작가가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앞서 ‘기황후’는 원나라(몽골)에 끌려갔지만 황후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조국인 고려에 온갖 악행을 저지른 악녀로 역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는 기황후에 대한 묘사를 역사의 기록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할 것을 암시했다. 기황후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극중 기황후가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지만 그 모습 뒤에 숨겨진 기황후의 따뜻한 면도 표현해내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당초 주진모가 연기하기로 한 배역 이름은 고려의 28대 왕 충혜. 충혜는 극악무도한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기황후를 향한 연심을 품은 로맨티스트로 그려질 예정. 이에 역사왜곡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다급히 충혜를 가상의 인물인 왕유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희 PD는 “애초에 주진모 씨가 충혜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도 그 인물의 역사적 발자취를 더듬으려고 하지는 않았는데, 저희의 의도와는 다르게 논란과 우려의 시선이 많아 바꾸게 됐다. 드라마 한 회 두 회만 지나가도 아시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장경철 작가는 “요즘 역사문제가 민감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 고려의 왕도 가상의 인물로 대체를 하게 됐다. 그런 부분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있을 지 없을 지 모르겠지만, 귀를 크게 열고 들을 것이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완성도 있는 대본과 높은 퀄리티로 시청자를 만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팽형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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