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할배’
‘꽃보다 할배’
‘꽃보다 할배’

잘 모른다는 이유로 혹은 어렵다는 이유로 점점 커지고 있는 세대격차가 적어도 TV 속 프로그램 안에서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역시 tvN ”꽃보다 할배’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거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온 이 시대를 대표하는 어른 연기자 네 명이 배낭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의 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이들 가운데 이서진이라는 젊은 짐꾼이 배치된 것이다.

‘꽃보다 할배’의 주요 시청자는 20~30대 여성.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에는 이서진의 힘이 컸다. 이서진이 ‘할배’들과의 여행을 통해 겪게되는 여러 고난(?)들이 젊은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코드가 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지금까지는 예능 특히 그 중에서도 리얼 버라이어티 외부에 있었던 중년층을 주인공으로 끌어온 덕분에 ‘할배’들의 일상은 물론 그들의 여러 감정들을 볼 수 있었고 이에 우리 주변의 어른들이 보다 친숙해지는 효과도 있었다.

여기에 더해 16일 파일럿으로 방송된 SBS ‘슈퍼매치’도 세대간 소통을 주요 코드로 다루고 있다. 프로인 기존 가수들의 경연이라는 포맷은 MBC ‘나는 가수다’와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이 프로그램 속에서만 도드라지는 매력은 선후배 가수들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다.

첫 방송에서는 선배 가수와 후배 가수들이 각자 팀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가수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양희은과 이승환, YB, 이현도, 바비킴이 선배 가수로, 다이나믹 듀오, 클래지콰이, 김예림, 김태우, 2NE1 씨엘이 후배 가수로 출전했다. 가장 선배 양희은과 가장 후배 김예림간의 격차는 무려 504개월, 42년이다.

‘슈퍼매치’ 방송화면’
‘슈퍼매치’ 방송화면’
‘슈퍼매치’ 방송화면’

‘나는 가수다’와는 다르게, 무대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이들이 합심하고 소통하는 과정, 그리고 무대 이후의 이야기들 역시도 이 프로그램의 주요한 볼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규편성이 확정되면, 선후배 가수들이 새로운 무대를 만드는 것을 보다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대간 격차는 세계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주요 문제다. 이들 프로그램이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 혹은 해결방식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부담없는 화젯거리가 될 수 있는 예능의 영역에서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인생의 선배와 후배들의 호흡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통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하게 된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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