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회 SBS 월 오후 10시 10분 “내가 생각하는 '바람 피운다'의 기준은?” (이하, )의 첫 문제다. 도전자로 출연한 박준규와 이승신은 육체적인 관계가 있어야 바람이라고 할 수 있는지, 그게 아니라면 이성 간에 단 둘이 만나기만 해도 바람인지 둘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고 현장에 출연한 300인의 결정에 따른다. 그러니까 은 퀴즈쇼라기보다는 현장 앙케트 쇼에 가깝다. 사람 사이의 관계나, 생활에서 던...
MBC 토 저녁 6시 30분 명절 날 TV앞에 몇 시간 앉아 있으면 누구나 멍해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이에 은 명절 특집편성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숱한 재방과 깨방정스럽게 명절의 기쁨을 전하는 급조된 '대잔치'풍 쇼에 대한 반란일 수도 있고, 정말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던 제작진이 마음먹고 다양한 패러디에 도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명절을 소재로 삼는 방식에 일대 혁명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꼭지들 자체가 늘...
MBC '무릎 팍 도사' 수 밤 11시 5분 그 어떤 유력 매체보다 탁월한 인터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종종 잊게 되는 사실이지만 '무릎 팍 도사'의 기본 콘셉트는 게스트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솔루션 프로그램이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인터뷰이의 속마음과 삶의 궤적을 끌어내는 맥거핀 역할을 하는데 그치지만 간혹 고민 자체가 인터뷰 전체를 관통하거나 그 해답이 정말 궁금해지는 경우가 있다. 꿈과 현실 중 어떤 걸 좇아야 할지, 그 둘 모두...
EBS 수 밤 9시 50분 피의 중요성은, 어떤 의미의 극한을 강조하기 위해 이 단어를 마치 최상급 수식어인 것 마냥 사용하는 관용구들이 얼마나 많은지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피나는 노력, 피토하는 심정, 피 말리는 승부, 피를 나눈 형제 등. 의 혈액에 관한 2부작 중 1회 '패러독스의 역사'는 이러한 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유서 깊은 것인가를 역사적으로 탐구한다. 동물 벽화에 피를 뜻하는 붉은 색을 덧씌움으로써 사냥이 잘...
SBS 월 밤 9시 가을 개편을 맞아 폐지가 결정된 은 마지막 방송을 특집으로 구성하여 포맷에 변화를 주고자 했다. 여성과 남성으로 편을 나눈 패널들은 두 건의 이혼소송에 관해 양 측의 입장을 대변하여 사전 토론을 벌였고, 이를 근거로 시청자 배심원들이 판결을 내리면 최종적으로 초빙된 판사가 법률적인 판단을 제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사전토론은 예능과 정보 전달 프로그램 사이에서 갈피를 찾지 못한 설전으로 시간을 낭비 하였고, 그 와중에서...
MBC 마지막 회 저녁 7시 55분 돌과 바람, 산과 바다에 부대끼며 삶의 행복을 나누는 곳. 가슴과 영혼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곳, 탐라. 버진(서우)을 담보로 잡은 서린(이승민)의 계략은 도리어 박규(임주환)와 윌리엄(황찬빈) 사이에 쌓여있던 오해를 풀어내는 걸 도왔고, 이 둘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던 탐라로 귀양 가게 되면서 는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던 아름다운 섬에서 마지막을 맞게 되었다. 서린상단에 맞서는 마지막 싸움 앞에서 신분을...
88회 MBC 월-금 밤 8시 15분 “나도 저 애를 어젯밤에야 처음 봤고, 처음 알았어요.” 그래, 우리도 오늘 처음 알았다. MBC 는 선우(김성민)와 이혼한 영란(하희라)의 새 연인 준희(조연우)의 딸을 등장시켰다. 준희가 '10여 년 전 버린' 여자가 몰래 낳아 기른 딸이란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시청자도 모두 몰랐던 딸이 등장한 이유는 물론 에서 더 이상 할 게 없기 때문이다. 준희가 있는 영란이 화진(최수린)과 불륜에 빠진...
한강변에 위치한 난지캠핑장을 가로질러 무성하게 자란 잔디를 헤치며 한참을 걸어도 '글로벌개더링 코리아'가 열리는 무대를 눈으로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순간, 가을 하늘을 쨍하고 깨트릴 듯 선명한 이윤정의 목소리가 귀를 이끈다. “우린 어디로 가죠? 우린 어디로 가요?”라고 노래를 부르며 몽키(?)들과 무대를 휘젓는 그녀의 순서가 끝나자 관객들은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듯 저마다 털썩 잔디밭에 주저 않는다. 블루스테이지 아...
MBC '라디오스타' 수 밤 11시 5분 “유채영에게 '음악'이란?” '라디오스타' 마지막 공식 질문에, 유채영은 '립싱크'라고 답했다. 쿨로 데뷔한 지 16년 만에 올해 처음 라이브를 해봤다는 유채영은, 마이크로 나오는 소리도 신기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웃어넘길 수 있는 이야기지만, 정말로 춤추면서 라이브를 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던 시절, 립싱크로 노래를 할 때는 화면 상단에 테이프 돌아가는 이미지가 등장했던 시절이 있었다. 해체와 재...
12회 MBC 저녁 7시 45분 드라마도 그렇겠지만 시트콤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동력 가운데 하나는 캐릭터의 일관성이다. 평소에는 그저 소심하기만 하던 캐릭터가 어느 날의 결벽증 에피소드를 위해 갑자기 결벽증을 드러내봤자 거기서 얻어지는 웃음은 공허하고 일회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의 초반부터 무신경하고 괄괄한 태도, 윗사람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뭐가요?”라는 말대답으로 일관해왔던 현경(오현경)이 천적 자옥(김자옥)과 교직원 MT...
월 오후 11시 5분 출연자 중 누구 하나라도 “그런데 여기 있는 분들도 이제 편성에서 잘리는 거 아니에요?”라고 대거리를 해야 했다. '패밀리가 떴다' 하차를 후회하며 장혁재 PD에게 선처를 구하는 이천희와 나이 많은 최정윤을 놀리고, 졸지에 자신을 전지현, 송혜교와 비교하는 공주병으로 몰린 이민정과 역시 졸지에 마초 캐릭터로 몰린 정경호를 수세에 넣고 공격하는 MC들에게 “누가 누구를 놀리느냐”며 카운터를 날려야 했다. 예능에 약한 네 명...
KBS2 일 오후 9시 5분 10주년을 넘기고, 오래간만의 메가 히트 코너 '분장실의 강선생님'을 떠나보낸 는 최근 새로운 코너들을 선보이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선언했다. 강렬한 캐릭터들이 휴식기를 갖고, 최고참들이 프로그램을 떠나는 사이에 아직 얼굴이 낯선 신인들이 감초로 투입되었으며, 이들을 이끌어 줄 유민상, 유상무와 같은 중진들이 여러 코너에 얼굴을 비추며 활약을 했다. 그러나 새 코너에서 새 인물들을 만나도 여전히 에는 새로운 웃음...
9회 MBC 저녁 7시 45분 세경(신세경)과 신애(서신애) 자매가 성북동 순재(이순재) 집 가정부로 들어오며 의 본격적인 관계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신애가 자기 인형을 만졌다고 다짜고짜 도둑놈이라고 외치며 구박하는 해리(진지희)의 캐릭터는 미달이를 능가할 최강의 히스테리컬 꼬맹이를 예감하게 하고, 온 식구의 먹이 피라미드 밑바닥에 있는 보석(정보석)의 슬랩스틱은 잔잔한 재미를 준다. 그러나 초반에는 캐릭터 중심의 코미디보다 주인공의 ...
“이거요? 에요. 완전히 오연수 특집 드라마. 아까 같이 연기해봤는데 요즘 학원 다니나 봐요.” 과천시민회관에서 진행된 촬영 현장을 지나던 아주머니가 무슨 드라마인지 묻자 탁재훈이 잠시 쉬고 있는 오연수를 힐끔거리며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한다. 과거 '불후의 명곡'에서 보여주던 그 뜸들이지 않는 애드리브에 아주머니도 오연수도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래서 사실 이날의 현장은 오연수 특집이 아닌 탁재훈 특집이다. 도경(오연수)에게 도시락을...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MBC 수 밤 11시 5분 말미에 터진 MC몽의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10년 후, 잘 나가는 동생들이 가운데 앉고 양 옆으로 자기와 은지원이 나올 때를 대비해서 개인기를 준비해야겠다는. 세월과 인기의 무상함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두 명의 스타 게스트 옆에 두 명의 나이 많은 형님들이 자리했다. 한상일, MC몽, 은지원, 임형준은 터질듯 말듯 그렇게 3주째 전파를 탔다. 3주 편성이면 대단한 것인데 특유의 독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