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4년째 제자리 걸음 언제까지…tvN서도 나타난 ‘천서진’ 그림자[TEN피플]
배우 김소연은 '천서진'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나 SBS 드라마를 평정했다. 시즌1부터 3까지 악명높은 악녀 연기를 펼치며 '연기대상'까지 거머쥐었다. 대중에게 자신의 악녀 연기가 통한다고 생각해서였을까. 김소연은 차기작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선택했다.

내달 6일 김소연은 tvN '구미호뎐 1938'로 돌아온다. '구미호뎐1938'은 1938년 혼돈의 시대에 불시착한 '구미호' 이연(이동욱 분)이 현대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K-판타지 액션 활극이다. 김소연은 경성 최고급 요릿집 묘연각의 주인이자, 어마어마한 괴력을 지닌 전직 서쪽 산신인 류홍주 역을 맡았다. 이연과 더불어 한반도를 다스리는 4대 산신 중 하나였던 그의 본체는 야생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수리부엉이다.
김소연, 4년째 제자리 걸음 언제까지…tvN서도 나타난 ‘천서진’ 그림자[TEN피플]
공개된 티저 영상 속 김소연은 짙은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에 새빨간 색 립스틱을 풀로 바른 모습. 전체적으로 다크한 느낌의 메이크업이다. 여기에 의상 역시 화려함에 중점을 두었다. 레이스나 프릴이 달린 의상을 선택함으로써 주목도를 높였다.

김소연은 류홍주의 매력에 대해 "정말 다채로운 캐릭터다. 앙큼하고 당돌하지만 너무나 사랑스럽다. 스스로도 알고 있듯이 예쁜데 싸움 잘하고, 힘이 굉장히 세다. 초반 검술 장면을 위해 액션 스쿨을 열심히 다녔다"고 설명했다.

김소연은 '러블리' '액션'을 전작과의 차별점으로 둔 셈. 하지만 대중의 입장에서는 어디선가 '천서진'의 그림자가 보인다. 스타일링만 봐도 천서진과 류홍주는 매우 흡사하다.
김소연, 4년째 제자리 걸음 언제까지…tvN서도 나타난 ‘천서진’ 그림자[TEN피플]
'펜트하우스' 천서진은 늘 강렬한 붉은색, 몸에 달라붙는 핏되는 의상을 입었다. 흑발과 레드립의 조화로 카리스마를 뽐내기도 했고 볼드한 액세서리로 세련된 매력을 더했다.

류홍주 역시 비슷했다. 커다란 귀걸이와 머리핀, 럭셔리한 스타일의 진주 목걸이로 비주얼을 장식했다. 이번엔 올림 머리 스타일로 고혹적이고 깊은 느낌을 줬다.

캐릭터의 성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천서진은 '펜트하우스'의 대표 악인 중 한명. 회차가 거듭될수록 그녀의 악행은 더 강렬해졌다. 매회 욕망 가득한 모습을 보이며 '마라맛' 여배우로 탄생했다.
김소연, 4년째 제자리 걸음 언제까지…tvN서도 나타난 ‘천서진’ 그림자[TEN피플]
류홍주 캐릭터도 할 말 다 하는, 힘도 능력도 남성 못지않은 강함을 지녔다. 세세하게 보면 천서진에 비해 악행을 펼치지 않고 액션도 추가되었다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4년째 뻔하다.

자신이 잘하는 캐릭터를 확실히 잡아가는 것을 놓고 무조건 뭐라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중으로부터 오래 사랑받는 배우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왔다는 점이다. 새로운 도전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김소연을 둘러싼 평가다. 영리한 전략일 순 있어도 대상 수상자에게 팬들이 기대하는 수준에는 못 미칠 수 있다.
김소연, 4년째 제자리 걸음 언제까지…tvN서도 나타난 ‘천서진’ 그림자[TEN피플]
김소연과 비슷한 나이대의 여배우들은 모두 기존에 고수하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공효진은 미혼모, 정신과 의사 등에 도전했고 이영애는 '구경이'에서 더벅머리에 트레이닝복 패션을 선보였다. 고현정 역시 가난한 집안 출신 재벌가 며느리로 어두운 역을 소화했고 송혜교는 학교 폭력 피해자 연기로 호평을 얻었다.

다양한 연기에 대한 욕심은 발전으로 이어진다. 당장엔 새로운 도전이 벅차더라도 결국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김소연에게도 필요하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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