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피크타임' 0% 시청률로 종영, 배너(팀11시) 우승했지만…인생 2막 열 수 있나
'피크타임' /사진=JTBC 제공
'피크타임' /사진=JTBC 제공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두 번째 기회를 얻은 아이돌들의 절박함도, '짠함'을 불러일으키는 사연들도 제대로 먹히지 못했다. '알바돌' 팀 11시라는 꼬리표를 떼고 원래 팀명인 '배너'로 다시금 무대에 올랐지만, 기대만큼의 호응은 따라오지 않았다. 0%대 굴욕스러운 시청률에 저조한 팬심으로 막을 내린 JTBC 예능 '피크타임'이다.

'피크타임(PEAK TIME)' 대망의 파이널 라운드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건 이변 없는 팀 11시 '배너'였다. '피크타임' 공식 알바돌로 불리며 첫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던 배너(팀 11시)는 글로벌 투표 최상위 절대강자로 1차 합탈식 2위, 2차 합탈식 모두 1위를 차지했기 때문.
'피크타임' 팀11시/사진제공=JTBC
'피크타임' 팀11시/사진제공=JTBC
모두의 예상대로 파이널 우승까지 차지한 배너는 우승 상금 3억 원과 앨범 발매, 글로벌 쇼케이스 특전을 받게 됐다. 배너는 "투표해주신 많은 분 감사하다. 드디어 저희가 자식 된 도리를 하는 것 같아서 영광이다. 몇 년간 기다려주신 부모님들 감사하다. 이 자리까지 오게 돼서 너무 감사드린다. 이 빛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무명의 아이돌에서 제2의 인생을 막을 연 배너. 그러나 투표수를 보면 그들의 인생 2막에 대한 우려도 따른다. 배너의 총 순수 누적 투표수는 146만 7813.2표이지만, 결승전 최종 득표수 29만 3219표밖에 되지 않는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30만 표도 안 되는 득표수로 1위를 차지하는 건 찾아보기 힘든 일. '피크타임'을 항한 대중의 관심이 적다는 걸 방증한다.

물론, 배너의 실력과 노력, 열정은 투표수와 비례하지 않는다. 멤버 전원이 아르바이트하고, 소속사 대표도 투잡을 뛰며 활동을 이어온 배너의 끈기는 모두가 인정할 정도. 패스트푸드점부터 카페, 영화관, 즉석떡볶이 집까지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무명 아이돌'의 진솔한 이야기는 충분히 울림이 있었다. 매 라운드 탄탄한 라이브와 실력으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끌어내기도 했다.
사진=JTBC '피크타임' 방송 화면.
사진=JTBC '피크타임' 방송 화면.
그러나 프로그램 자체가 인기가 없으니 출연자들을 향한 관심도 자체가 줄어들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Ment '보이즈 플래닛'과 비교하면 화제성 면에서 압도적으로 차이가 났다.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을 만든 제작진의 작품인 만큼, 또 한 번 착한 오디션을 표방했지만, 무명 가수와 무명 아이돌을 대하는 팬덤의 차이를 읽지 못한 제작진의 선택이 '피크타임'에 악수가 됐다.

여기에 '싱어게인'에 이어 MC로 나선 이승기가 견미리의 딸이자 배우인 이다인과의 결혼과 동시에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이승기 효과' 역시 보지 못했다. 결혼 발표 전까지만 해도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의 분쟁 속 '집사부일체 2' 대신 '피크타임'으로 복귀작을 선택하면서 관심을 받았지만, 이다인의 계부가 주가조작으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징역 3년을 살고 나온 사람이라는 점은 이승기의 호감도를 떨어트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모두의 무관심 속에 쓸쓸히 막을 내린 '피크타임'. 무명 아이돌들이 '피크타임'을 발판삼아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아직은 알기 어렵다. 피크타임의 그늘에서 벗어나 비상할 아이돌들을 응원할 뿐이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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