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트롯맨' 서혜진 PD./사진제공=크레아 스튜디오
'불타는 트롯맨' 서혜진 PD./사진제공=크레아 스튜디오
이혼 위기의 부부 상담이라는 소재도 피로한데 선정적인 코드까지 가미했다. 이를 이끄는 수장은 자극적인 ‘마라맛’에 능한 서혜진 PD다. 새 예능 ‘쉬는 부부’가 공개 전부터 우려되는 이유다.

서혜진 PD의 크레아 스튜디오는 오는 5월 부부 리얼리티 토크쇼 ‘쉬는 부부’를 선보인다. ‘쉬는 부부’는 다양한 이유로 ‘섹스리스’로 사는 부부들에게 부부 관계 솔루션을 제안하는 프로그램.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네 쌍의 부부가 출연해 부부 관계에 대한 깊은 화두를 던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MC로는 ‘19금 토크’의 대가 신동엽과 ‘결혼 7년 차’ 배우 한채아가 나선다. 두 사람 현실 남편과 아내로서 사는 이야기를 하는 동시에 부부 관계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현실 팁을 전수할 예정이다.
신동엽, 한채아./사진=소속사 제공
신동엽, 한채아./사진=소속사 제공
최근 방송가에는 부부 상담 예능이 유행처럼 잇따르고 있지만, 부작용 역시 크다. 채널A, ENA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는 뜨거움은 사라지고 원수 같은 '애로'만 남은 부부들의 토크쇼로, 일반인부터 유명인들의 사연까지 재연드라마나 인터뷰를 통해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배드파파’ 개그맨, ‘불륜·양육비 미지급’ 스포츠 스타 등의 사연이 담기며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져 곤욕을 겪기도 했다.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들을 조명한 티빙 ‘결혼과 이혼 사이’와 SBS플러스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는 갈등 과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조영과 함께 결혼 유지를 선택, 행복한 생활을 보여줘 방송용 갈등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을 받아야 했다.
'오은영 리포트' /사진제공=MBC
'오은영 리포트' /사진제공=MBC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폐지 청원까지 쏟아졌다. 출연자의 사연을 보여주는 과정 속 계부가 의붓딸을 추행하는 모습을 그대로 내보내면서 진행자인 오은영 박사에게까지 비난의 불똥이 떨어졌다. 논란 후 2주간의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시청률은 예전만 못한 채 2%대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 서혜진 PD 표 부부 상담 예능인 ‘쉬는 부부’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서혜진 PD의 경우 앞서 ‘아내의 맛’에서 자극적인 설정을 넘어 함소원, 진화 부부의 방송 조작 논란까지 휩싸여 불명예 종영까지 겪었기 때문이다. ‘쉬는 부부’ 역시 특유의 연출 방식으로 자극만 앞세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만 아직 방송 시작전인 만큼 우려가 섣부르다는 반론도 있다. 신동엽이 이미 여러 19금 토크쇼에 출연하면서 특유의 수위 조절에 특화돼있다는 점도 '기댈 언덕'이다. 이혼 위기의 부부라는 소재를 이용한 자극에만 그치지 않고 부부들을 위한 가이드가 될 수 있을까. ‘불타는 트롯맨’에서 황영웅 사태를 겪었던 만큼 서혜진 PD가 이미지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와 시청자들 모두 지켜보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