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김동욱 주연 '어쩌다 마주친, 그대'·'이로운 사기', 5월 월화극 겹치기 편성
 배우 김동욱./사진=텐아시아DB
배우 김동욱./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배우 김동욱이 김동욱과 경쟁하게 됐다. KBS의 배려 없는 편성 때문이다. KBS가 촬영이 완료된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4개월간 묵혀둔 뒤 방영하면서 촉발된 일이다. 똑같이 김동욱 배우가 출연하는 tvN '이로운 사기' 드라마와 같은 요일, 비슷한 시간대에 편성하면서 김동욱과 김동욱의 싸움이 돼버리고 말았다.

김동욱은 오는 5월 방송되는 두 개의 드라마에 남자 주인공을 맡았다. 1일 첫 방송되는 KBS2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29일부터 시작되는 '이로운 사기'다. 두 드라마 모두 월화드라마다. 편성 시간대도 각각 9시 50분과 8시 50분으로 비슷하다. 통상 드라마가 편당 1시간을 넘기는 만큼 겹치기 출연은 불가피하다. 드라마에 있어 겹치기 출연은 캐릭터 몰입에 방해 요소가 되는 만큼 최대한 피하는 게 업계의 규칙이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포스터. / 사진제공=아크미디어
'어쩌다 마주친, 그대' 포스터. / 사진제공=아크미디어
당사자인 김동욱 배우도 불편한 상황이다. 김동욱은 지난해 초 일찌감치 '어쩌다 마주친, 그대' 출연을 확정 짓고 촬영에 들어갔다. 이후 '이로운 사기'에 캐스팅 돼 촬영에 집중했다.

당초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올해 1월 수목극으로 편성 예정이었다. 지난해 11월 KBS 측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 대본 리딩 현장 사진과 함께 공식적으로 1월 편성을 알렸다. 그러나 1월이 되자마자 KBS는 돌연 수목극을 당분간 중단한다는 통보와 함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월화극으로 편성한다고 밝혔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김동욱. / 사진제공=아크미디어
'어쩌다 마주친, 그대' 김동욱. / 사진제공=아크미디어
촬영을 다 마치고도 편성이 밀리면서 빛을 보지 못하게 된 '어쩌다 마주친, 그대'. 이런 상황 속 김동욱, 천우희 주연의 '이로운 사기' 측이 먼저 5월 29일 첫 방송을 확정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편성을 확정한 건 그로부터 3일 뒤.

제작진은 5월 1일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시청자분들을 찾아갈 예정이라며 "배우와 스태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인 만큼 모두의 진심이 시청자분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좋겠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통해 소중한 인연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원래 계획 시점보다 4개월이나 늦게 편성을 확정하면서 '이로운 사기'와 중반부에 맞물리는 걸 택한 건 결국 KBS. 주연 배우 겹치기 편성은 피하는 것이 업계의 관례임에도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이다.
사진=tvN '이로운 사기'
사진=tvN '이로운 사기'
이러한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은 김동욱의 몫이 됐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는 방송국 기자 출신 앵커로 냉철하고 직선적인 성격의 윤해준 캐릭터로, '이로운 사기'에서는 타인의 심정을 이해하다 못해 과몰입하는 변호사 한무영으로 분함에 따라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 여기에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1987년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시대물이고, '이로운 사기'는 절대 악을 향한 사기꾼과 변호사의 공조 사기극을 그린 전혀 다른 장르이기에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그러나 김동욱은 매 작품 '믿고 보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던 배우다. 경쟁작으로 자신의 드라마가 맞붙는다고 해도 전혀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겹치기 편성은 아쉽지만,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김동욱을 향한 기대치는 여전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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