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STORY∙ENA '씨름의 제왕' 방송 화면
/사진=tvN STORY∙ENA '씨름의 제왕' 방송 화면
황충원이 '씨름의 제왕' 초대 제왕으로 우뚝섰다.

지난 27일 방송된 tvN STORY·ENA 공동 제작 '씨름의 제왕' 최종화에서는 체급별 장사전을 치르고 올라온 8인의 선수들이 '초대 제왕'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진검승부를 벌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제왕전은 첫 경기부터 대이변이 펼쳐졌다. 방영 내내 부동의 우승 후보로 꼽혀온 양대 산맥 김동현, 정다운이 제왕전 첫 경기인 8강에서 조기 탈락하고 만 것. 8강 첫 경기에서 황충원과 맞붙은 정다운은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산이 되겠다. 제왕은 떼 놓은 당상"이라면서 우승 후보다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다운은 황충원의 안다리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2-0으로 완패했고, 경기를 지켜보던 선수단과 감코진 나아가 스태프들까지 의외의 결과에 탄성을 터뜨려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또한 황충원은 가장 강력한 상대인 정다운을 쓰러뜨린 후 "훈련할 때 코치님께 제일 감명 깊게 들었던 말이 '아무리 국가대표이고 격투기 선수여도 씨름 앞에서는 동등하다'라는 말이었다"라는 소감을 남겨 값진 승리에 의미를 더했다.

괴물 정다운을 꺾은 황충원 뿐만 아니라 그동안 언더독으로 꼽혀온 홍범석, 금광산의 활약도 이어졌다. 앞서 팀전에서 상대 팀 모두에게 최약체로 지목되는 굴욕을 겪었던 블랙데빌즈 소속 홍범석이 전태풍을 꺾고 4강에 진출했고, 최고령 선수이자 줄리엔강의 기권 탓에 어부지리로 제왕전 출전 티켓을 따낸 금광산이 현역 격투기 선수 김상욱을 꺾었다.

뒤이은 준결승, 3~4위 결정전까지도 이들의 기세를 수그러들지 않았다. 4강에서 경량급 장사 이장군과 맞붙은 황충원은 그간의 노력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일취월장한 경기력을 뽐내며 승리를 거뒀다. 홍범석과 금광산은 4강에서 맞붙어 홍범석이 아쉽게 패했으나 3~4위 전에서 홍범석이 이장군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에 블랙데빌즈 팀원들은 서로 얼싸안고 마치 자기 일처럼 기쁨의 포효를 내지르기도.

대망의 결승전에서는 황충원과 금광산의 파워 맞대결이 성사됐다. 특히 샅바 싸움 도중 황충원의 힘에 밀려 금광산이 일어나기조차 버거워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가자 두 선수는 마치 진짜 소싸움을 보는 것처럼 맹렬하게 뒤엉켰고 한순간의 허점을 놓치지 않은 황충원이 잡채기로 금광산을 쓰러뜨리며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금광산의 가슴 근육에 무리가 와 경기가 중단됐고, 선수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의료진과 이만기 감독이 금광산을 기권시키며 그대로 최종 순위가 굳어졌다. 황충원은 제1대 제왕이 등극했고, 금광산은 은메달을 수상했다. 아쉽게 제왕전을 마무리한 금광산은 "함께 훈련해준 백암중 친구들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지더라도 모래판에서 지고 내려오고 싶었는데 이렇게 내려와서 너무 미안하다"라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금광산은 '씨름의 제왕' 공식 연습벌레이자 씨름을 통해 공황장애를 극복하고 있는 뭉클한 개인사를 밝힌 만큼,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투지에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금광산 못지않은 연습량을 보여주며 매회 차근차근 성장 가도를 걷다 끝내 제왕을 차지한 주인공 황충원은 "우유부단한 나의 일상에 씨름이 하나의 동기부여가 됐다. '아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해피엔딩을 장식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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