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슈룹'캡처)
(사진=tvN'슈룹'캡처)

‘슈룹’에서 배우 김혜수가 내공 깊은 신선한 연기력으로 몰입감을 책입지고 있다.

김혜수는 현재 tvN 토일드라마 ‘슈룹’에서 중전 임화령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화령은 허구헌 날 사고만 치는 자식들 때문에 궁에서 가장 빠른 걸음을 갖게 된 인물로, 김혜수는 사고뭉치 아들들을 제대로 건사하기 위해 때로 욱하고, 욕도 하는 화령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리며 극에 몰입을 배가시키고 있다.

특히 김혜수는 기존의 사극 화법에서 벗어난 화령의 모습으로 작품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진중하고 근엄해야만 할 것 같은 중전의 이미지 대신 가장 발 빠르고 유쾌한 중전 화령으로 친근하게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학교(종학)에 가기 싫어 늦장 부리는 왕자들을 깨우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궁 안을 누비며 아들 찾기 대작전에 나선 모습이나 등짝을 내리치며 잠든 일영대군(박서준)을 깨우는 모습은 현대의 흔한 아침 풍경과 다를 바 없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게 골치를 썩다가도 왕세자(배인혁)가 “회강에서 모두 통의 성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자 흡족해 하며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등 자식의 일에 일희일비하는 모습, 공진단으로 과식(?)하는 등 몸에 좋은 것이라면 일단 먹고 보는 모습까지 유쾌하게 그려내며 화령의 인간미를 보여줬다.

반면, 이런 유쾌함 뒤에 대비로 출연하는 배우 김해숙과의 팽팽한 갈등으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중전의 소생 왕자들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며 ‘저것들’이라고 폄하하는 대비와 이에 지지 않고 바쁜 중궁의 일을 들먹이며 대비의 역린을 건드리는 화령, 두 사람의 신경전은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강렬함으로 앞으로 궁에서 벌어질 일들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슈룹’이 제작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던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김혜수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였다. '장희빈'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을 통해 사극을 선보이는 김혜수는 압도적인 캐릭터 소화력, 긴장감과 유쾌함을 한 호흡으로 전환시키면서도 이질적이지 않게 풀어내며 ‘역시 김혜수’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화법을 통해 자신만의 연기 스펙트럼을 더 깊게, 확실하게 넓혀가고 있는 것. 작품을 보는 안목과 그 안목을 증명해 내는 내공으로 자신의 진가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김혜수의 사극 ‘슈룹’이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완성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높은 완성도 만큼이나 뜨거운 화제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드라마 ‘슈룹’은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10분 tvN을 통해 방영된다.



황은철 텐아시아 기자 edrt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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