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염정아 주연 '클리닝 업', 최저 시청률 1.9%로 종영
비호감+민폐 여주 캐릭터 공감 얻는데 실패
범죄 저질렀지만…솜방망이 처벌→해피엔딩 '찝찝'
배우 염정아./사진=텐아시아DB
배우 염정아./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최고 시청률 23.8%라는 기록을 세웠던 드라마 'SKY 캐슬'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염정아가 최저 시청률 1%대라는 뼈아픈 수치로 쓸쓸히 퇴장했다. 돈을 벌기 위해 불법 주식부터 도청까지 서슴지 않고, 불법 도박에까지 손을 대는 부도덕한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 여기에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솜방망이 처벌에 해피엔딩 역시 '범죄 미화'를 연상케 해 찝찝함을 안겼다.
'클리닝업' 염정아 캐릭터 포스터./사진제공=JTBC
'클리닝업' 염정아 캐릭터 포스터./사진제공=JTBC
지난 24일 막을 내린 JTBC 토일드라마 '클리닝 업'은 동명의 영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처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한국 정서에 내부자거래 정보를 이용해 불법으로 주식에 뛰어든 미화원들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자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

무엇보다 주인공을 범죄자로 설정할 경우 인물의 감정과 상황에 시청자들이 이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 그러나 '클리닝 업'은 처음부터 염정아 캐릭터를 '비호감'으로 구축해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바람피워서 이혼한 남편 대신 두 딸을 양육하는 워킹맘, 빚쟁이에게 시달리는 퍽퍽한 삶 등이 인생 한 방을 노리는 캐릭터를 응원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해야 했지만, 그가 갚고 있는 빚이 자신의 저지른 도박 빚이라는 점, 슈퍼 주인이 초콜릿을 도둑질한 딸을 혼내자 과자를 슈퍼 바닥에 뿌리며 복수하고, 다세대 주택에서 층간소음까지 유발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
사진=JTBC '클리닝업' 방송 화면.
사진=JTBC '클리닝업' 방송 화면.
여기에 하고 싶지 않다는 안인경(전소민 분)을 억지로 끌어들이는 모습부터 그의 돈으로 멋대로 주식을 사들이는 이기적인 태도 역시 불편함을 자아냈다. 또 내부자거래를 통해 이익을 봤음에도 부족한 집 보증금을 채우기 위해 다시 도박에 손을 대 번 돈을 모두 날리기까지 했다. 이에 오히려 외도로 이혼했지만, 어용미(염정아 분)에게 정신 차리라며 아이들을 자신이 양육하겠다고는 전 남편의 입장이 더욱 이해 가게 했다.

모든 캐릭터가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지는 않다. 이무생이 연기한 이영신의 경우 내부 거래 정보원으로 범죄에 가담하는 인물이지만, 그가 이 길에 접어들게 된 사연과 어용미를 향한 진심 등이 설득력을 얻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전소민 역시 염정아로 인해 우연히 가담하게 됐다가 돈의 맛을 보고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염정아 캐릭터가 공감을 얻지 못하는 건 잘못된 설정이 빚어낸 결과다.
사진=JTBC '클리닝업' 최종회 방송 화면.
사진=JTBC '클리닝업' 최종회 방송 화면.
'클리닝 업'은 마지막까지도 범죄자들의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을 선택했다. 보통의 경우 주인공이 죄를 지었다면 그 죗값을 받는 것이 원칙. 그러나 이영신은 공범이지만 주범이 아니고 이익도 없고 제보하고 증거를 제출해 수사 협조한 점이 인정돼 구속과 실형을 면했다. 어용미 역시 제 발로 검찰에 들어갔지만, 1년 후 꽃가게 사장으로 좋은 집에서 두 딸과 행복한 삶을 살았고, 이영신과의 로맨스의 여지도 남겼다. 안인경은 본래 꿈대로 커피 트럭을 운영하며 프러포즈를 받았고, 맹수자(김재화 분)는 세계 여행을 다니며 홀로 행복한 생활을 했다.

이처럼 감옥에 들어가 자기 잘못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결말은커녕 온갖 불법을 저질렀음에도 거대 악인 송우창(송영창 분)을 심판대에 올려놨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행복하게 사는 '클리닝 업'의 결말은 마지막까지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스카이 캐슬' 흥행 후 복귀작이라는 기대를 안고 시작했지만, 결국 15회서 시청률 1.9%를 기록하며 흥행 참패를 맛본 염정아. 시청률 20%대 돌파의 주역이었던 염정아의 명성이 빛을 보지 못한 데에는 작품의 문제가 무엇보다 크다. '스카이 캐슬'서 "아갈머리를 확 찢어 버릴라"의 명대사를 탄생시키며 인생 캐릭터를 썼던 염정아의 삐끗댄 행보가 아쉬움을 자아낸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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