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방송인 박소현의 오랜 건망증 원인이 ‘조용한 ADHD’ 때문으로 밝혀졌다.

지난 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박소현이 출연해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로 기억을 잘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내가 이만큼 스트레스 받는 건 아마 모를것”이라고 운을 뗀 박소현은 초면과 구면 조차 구별하지 못했다. 세 번이나 함께 호흡을 맞춘 라디오 PD를 기억 못 하고, 이윤지와 박나래가 자신의 라디오에 출연했던 것도 까먹었다고.

심지어 같은 사람과 두 번이나 소개팅했다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박소현은 "소개팅을 하고 몇 달 지난 후 소개팅을 또 했다. 그분이 먼저 얘기해줬으면 기억해냈을 텐데 마음의 문을 닫고 얘길 안 한 거다. 나중에 주선자 김보연 선배가 '그 사람 예전에 봤었다며'라고 하는데 무너졌다. 죽고 싶단 생각이었다"라고 자책했다.

이에 박나래는 박소현이 안면 인식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자가 진단 테스트 결과 박소현은 병적인 문제까지는 아니지만, 사람 얼굴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나왔다.

박소현이 “기억이 마구잡이다. 어떤 파트에 어떻게 기억이 안 나는지는 나도 정확하게 모르겠다”라고 토로하자 오은영 박사는 “기억을 전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절대 안 잊어버리지 않을 기억을 갖고 그걸 연결해서 확장해 나가는 건데 전략적으로 사용 안 하는 것”이라며 정보 저장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방송 화면.
박소현은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많이 찍는다며 어릴 때부터 물건을 자주 잃어버렸다고 고백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행동력 문제가 없는 주의력 저하를 생각해봐야 한다. 보통 ADHD 생각하면 행동이 날뛴다고 생각하지만, 행동 문제가 없는 ADHD 유형도 있다”라며 “주의를 기울일 때와 아닐 때 정보 저장의 현저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조용한 ADHD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과거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던 박소현이 몸을 움직이는걸로 각성을 유지하고, 지적 능력이나 이해력은 정상이어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을 거라 설명했다.

박소현은 발레리나의 꿈을 포기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병원 다섯 곳 중 네 곳에서 발레리나를 포기하라는 말을 듣고 꿈을 접어야 했다고. 박소현은 “어쩔 수 없이 꿈이 꺾인 거다. 방송 일이 사실 그렇게 적성에 맞지 않는다. 운이 좋아서 드라마에 캐스팅도 됐고,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아서 걸어오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된 건데 발레에 대한 상처는 이렇게 얘기 안 하면 거의 잊고 산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주의력 부분도 있지만, 마음속의 긴장감이 잘 조절되어야 할 것 같다”라며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니고, 기억력 문제도 아니다. 적절한 집중력을 유지하면서도 긴장을 풀어도 지나치게 새어 나가지 않는 방법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소현은 “30년만에 못 푼 숙제를 풀었다”라고 감사해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