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배우 이정은이 황정민, 김윤석 등을 배출한 연극 '지하철 1호선'부터 김혜자, 봉준호 감독과 얽힌 일화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이정은이 출연했다.

이날 이정은은 "예전에 여러 예능 프로그램 섭외를 받았다. 심장이 떨려서 고사 하다가, 만약에 출연하면 송은이 씨가 하는 프로그램에 나가려고 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한 이유는 100% 송은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정은의 팬클럽 회원인 송은이는 "제가 너무 좋아해서 타 프로그램 섭외로 전화를 드린 적이 있다. 전화로 거절해도 되는데, 일부러 만나 주시더라"라며 "암소갈비까지 사 주셨다. 이후 더 팬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정은은 과거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이후 유명세를 탔다. 정형돈이 "방점을 찍은 작품은 무엇이냐?"라고 묻자, 이정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정형돈은 "누님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이정은은 '기생충'과 관련한 비화를 전했다. 그는 "처음엔 배가 나온 여자가 벽을 미는 장면 이 담긴 콘티만 있었다. 탈출기인가보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민경훈이 "목소리 떠는 것도 대본에 없었냐"라고 물었고, 이정은은 "제가 목소리 떠는 사람인 줄 몰랐다. 나중에 들어보니 제 별명이 우라리(주름)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정은은 tvN 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안방에 돌아온다. 이 드라마를 위해 제주도에 미리 내려가 살았다. 그는 "제주에서 성장했던 역할이라 누구보다 구수하게 사투리를 써야 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형돈이 "고향은 어디시냐"라고 물었고, 이정은은 "서울이다. 사대문 안에 산다"고 말했다. 이에 정형돈은 "어쩐지 귀티가 난다. 너무 귀엽다"라며 "나랑 닮은 것 같다. 거울 보는 느낌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은은 '우리들의 블루스'를 쓴 노희경 작가에 대해 "범상치 않은 느낌이 있다. 저는 대화를 나누다가 조용하면 못 참는다. 그럴때마다 실없이 말을 한다. 노 작가님은 가만히 듣고 계시다가 다른 얘기를 하면 '우리 작품 얘기를 할까요?'라면서 바로 돌아간다"라며 "무엇보다 대본을 보면 발로 찾아서 쓴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존경심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또 이정은은 "노 작가님이 '이정은 씨는 누구의 엄마가 아니라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솔로라며 동년배 역할을 주셨다. 늘 엄마나 할머니 역할만 해서 그런것들을 염두에 두시고 캐릭터를 만드셨다"라고 했다.

이정은은 20대부터 할머니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28살 때 '지하철 1호선'에서 곰보 할매 역을 맡았다. 당시 연극계에선 노역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심했다"라고 떠올렸다. 이에 김숙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당시 연기 잘하는걸로 유명했다더라"라고 했고, 정형돈은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자체가 연기를 잘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정은은 "할머니 역할을 할 때 늘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다 보니 척추에 문제가 생겼다. 이후 무대가 서기 힘들어지더라"라며 "그때 무대를 접고 다른 쪽으로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면서 "사실 제 나이 또래 연기가 가장 어렵다. 어디까지 나의 본 모습을 보여줘햐 하나 고민한다. 이번 '우리들의 블루스' 연기가 개인적으로 어려웠다. 정성은 들였는데 결과가 어떨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정은은 '마더'와 '기생충'을 함께한 봉준호 감독과 관련한 미담도 전했다. "봉 감독님은 단역부터 스태프 막내까지 이름을 다 외운다. 나중에 보니까 이름을 한 명 한 명 적어서 공부를 하더라. 제가 단역일 때도 '정은 씨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말하셔서 놀랐다"라고 회상했다.

또 이정은은 '기생충' 때 머리 스타일과 관련해 "저는 제 나름대로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제가 공포감을 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는데 송강호 선배랑 봉준호 감독만 '얘가 왜이래' 라는 반응이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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