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JTBC
'서른 아홉' 스틸컷./사진제공=JTBC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에서 손예진이 희로애락을 오가는 디테일한 연기로 여리지만 강단있는 미조의 매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24일 방송된 ‘서른, 아홉’에서 손예진은 친모와의 첫 대면 장면부터 감정 연기를 폭발시켰다. 각오하고 갔던 친모와의 면회였음에도 애틋함은 찾아볼 수 없는 친모와의 첫 대면에 당혹스러움을 넘어 깊은 절망으로 얼어붙는 차미조의 감정을 떨리는 입술, 힘겹게 내뱉는 목소리, 창백해진 얼굴, 흔들리는 눈빛, 붉어지는 눈가, 힘이 들어가 붉어진 손등까지 온몸으로 표현하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 것.

친모의 요청을 받아 병원을 찾은 남자의 등장에서 보여준 분노는 또 달랐다. 친모에게 받을 것이 있다며 나타난 남자와 그를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우(연우진 분)와 언니 미현 (강말금 분)앞에 경직돼버린 얼굴 근육과 서늘한 눈빛, 냉정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차미조가 느꼈을 분노와 공포, 모멸감을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었다.

이제는 연인이 된 김선우, 목숨처럼 사랑하는 친구들, 그리고 자신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 준 양부모님과 언니들과의 시간 속에서의 차미조를 연기하는 손예진은 따듯함과 유쾌함, 당당함, 사랑스러움 가득한 눈빛과 표정으로 감동과 힐링을 선사했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엄마에게 언니가 자신을 힘들게 한다며 투정을 부리며 미현과 투닥거리는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머금게 했고, 커플링을 내밀며 프로포즈를 하는 선우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며 붉어진 눈시울로 말간 미소를 짓고, 집에 바래다주고 돌아가는 선우를 다시 불러서는 힘껏 끌어안고서 수줍은 입맞춤과 함께 짓는 미소는 눈부시게 사랑스러웠다.

전미도, 김지현과의 완벽한 앙상블로 펼치는 워맨스에서 손예진의 진가는 더욱 빛난다. 가족 이상의 의미인 찬영(전미도 분)과 주희(김지현 분)와의 뜨겁고 강렬한 우정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 속에서 그녀는 믿음직한 중심이 되고 있다.

창을 벽돌로 부숴버리는 무모하지만 짜릿한 도발을 감행하는 에피소드에서 손예진은 거침없는 모습을 보이지만, 사고를 친 뒤엔 경찰서에 자수하고, 친구들과 포장마차에 둘러 앉아서는 김선우에게서 받은 커플링을 갖고 티격태격하며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결자해지’ 친모와의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하고 당찬 걸음으로 교도소를 향하는 모습의 강렬한 엔딩을 장식한 손예진, 예고를 통해 정찬영의 병세가 본격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 보이며 이제 단 2회만을 남겨 놓은 ‘서른, 아홉’을 통해 찬영을 보내며 더욱 애틋해질 친구들과의 우정과 자신을 괴롭혀온 출생에 대한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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