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런닝맨' 방송 캡처
사진=SBS '런닝맨' 방송 캡처


배우 진지희가 SBS 예능 '런닝맨'에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과 동반 출연하며 예능 캐릭터로서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다만 '런닝맨'의 '억지 러브라인' 덕에 만들어진 캐릭터라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예능 '런닝맨'에는 배우 진지희와 피겨스케이팅 선수 차준환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두 사람은 2011년 SBS 피겨스케티잍 예능 '일요일이 좋다-키스 앤 크라이'에서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으며 '뽀시레기 커플'로 사랑 받았다.

차준환이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역대 최고 순위인 5위를 기록하며, 덩달아 과거 두 사람의 예능 출연 장면들이 화제가 됐다. 11년 만에 '런닝맨'에서 극적으로 재회한 두 사람은 "안녕하세요"라며 예의를 차리고 "몇 살이냐" 묻기도 하는 서먹한 기류로 웃음을 안겼다. 두 사람은 극존칭을 쓰며 어색함을 숨기지 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장면을 기대했던 '런닝맨' 멤버들은 아쉬워했다. 양세찬은 "환상 다 깨졌다", 하하는 "둘이 얼싸안을 줄 알았다", 전소민은 "기대했는데 이 느낌 아니었는데"라고 말했다. 김종국은 "왜냐면 소민이는 아는 오빠만 잠깐 나와도 막 끌어안고 하지 않나"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유재석은 "우리를 통해서 얘기했지 두 분이 직접 얘기한 건 '안녕하세요'뿐"이라고 거들었다.

진지희는 과거 차준환에 대해 "호랑이 선생님이고 '츤데레'였다. 뒤에서는 잘 챙겨주고 앞에서는 정확하게 했다. 여기 나온다고 하니 제 여자친구들한테 부럽다고 연락이 오더라"고 전했다. 서로 그간 연락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진지희는 "11년 만에 처음 봐서 서로가 번호를 몰랐다. 오늘 번호 교환하러 나왔다"며 폭소를 자아냈다. 수줍음도 잠시, 두 사람은 금세 반말을 하며 가까워졌다.
사진=SBS '런닝맨' 방송 캡처
사진=SBS '런닝맨' 방송 캡처
앞서 차준환과 진지희는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서 전화로 먼저 인사를 나눈 바 있다. MC 재재는 "차준환 선수가 2011년에 한 배우와 불화설에 휩싸이게 된다"며 '키스 앤 크라이' 캡처본을 내놓았다. 재재는 "당시 빵꾸똥꾸로 유명했던 진지희 배우와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다툼을 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어서 차준환 선수는 떨어지기 싫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스파타식 훈련에 지친 진지희에 대해 재재는 "진지희 배우가 스케이트를 처음 타는데 하루에 링크장에서 20번씩 연습하라고 했다. 진지희 배우가 기분 나빠하는데 차준환 선수는 '지금 그런 게 문제가 아니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차준환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 욕심이 났던 것 같다"면서도 "2011년도 일이라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모르쇠 스킬"이라고 털어놨다. 진지희와 프로그램 이후 연락한 적 있냐는 물음에 차준환은 "번호를 교환했는데 제가 그 핸드폰을 부숴버렸다. 그래도 번호는 그때 그대로"라고 해명했다.

재재는 두 사람의 불화설을 확인하기 위해 진지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진지희는 "제가 준환 씨 번호를 모르는데, 저도 번호가 그대로"라며 "준환 씨 때문에 저도 같이 화제가 되는 것 같다. 예전에 차준환 선수와 같이 파트너를 했다는 게 뿌듯하고 영광"이라고 응원했다. 재재가 두 사람이 동료로서 앞으로도 연락하고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자 진지희는 "그러겠다. 제가 준환 씨에게 밥 한 끼 사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진지희는 4개월 전 '런닝맨'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세기말 예언자' 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게임에서 진지희는 다른 출연자들과 게스트들에 밀려 그다지 돋보이지 못했다. 어떤 미션에도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예능 캐릭터로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차준환과 '투톱 게스트'로 출연해 예능에서 자신이 부각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갔다. 차준환이 춤 실력을 뽐내자, 기다렸다는 듯 자신도 나섰다. 무반주에 가까운 부실한 음향에도 민망해하지 않고 '학원에서 배운' 댄스를 자신있게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석이 진지희에게 예능 욕심이 있냐고 묻자 진지희는 "예능 잘하고 싶다. 막 대해달라"고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차준환과 재회를 기대해온 팬들에게 보답하듯 방송 내내 차준환과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청춘 케미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훈훈한 분위기는 미소를 자아내게 했지만, 주변에서 억지로 만들려는 러브라인은 다소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다. 그래도 진지희는 억지 러브라인과 실제 청춘 케미 사이의 간극을 영리하게 조절하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냈다. MZ세대 배우에 이어 '새내기 예능러'로서 가능성을 입증한 대목이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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