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사와 조이' (사진=방송 화면 캡처)
'어사와 조이' (사진=방송 화면 캡처)


‘어사와 조이’ 이상희가 아버지를 향한 설움을 폭발하며 섬세한 감정선으로 깊이가 다른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tvN 15주년 특별기획 월화드라마 ‘어사와 조이’는 엉겁결에 등 떠밀려 어사가 돼버린 허우대만 멀쩡한 미식가 도령과 행복을 찾아 돌진하는 조선시대 기별부인(이혼녀)의 명랑 코믹 커플 수사 쑈. 지난 20일 방송된 ‘어사와 조이’ 13회에서는 남모를 아픔을 지닌 광순(이상희 분)의 과거 서사가 그려졌다.


지난 방송에서 광순이 홀로 기와집 앞에 서서 착잡한 표정으로 고민을 거듭하다 문을 두드리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의아한 눈길로 누구냐고 묻는 하인에, 광순은 나용균이라는 사람을 찾는다며 그를 아는지 물었다. 하인이 한양 근처의 어디 절로 들어갔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행적은 알 수 없다고 말하고는 빗장을 걸어버리자, 광순은 착잡한 감정이 한데 엉긴 얼굴을 하고 생각에 잠겼다.


이어진 회상 장면을 통해 광순의 과거 서사가 전파를 탔다. 광순이 찾던 나용균이라는 사람은 광순의 아버지였고, 청나라에 끌려갔다가 조선으로 살아 돌아온 광순이 아버지에게 매몰차게 내쳐지는 장면이 그려졌다. 짐 보따리를 든 채 답답한 눈으로 울먹이며 “내가 갈 데가 어딨습니까. 청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나 됐다고”라고 말하는 광순에게, 왜 돌아온 거냐며 당장 떠나라는 아버지의 말은 냉정한 비수로 박혔다. “내가 청국에 끌려갔다 온 게 부끄럽습니까”라는 광순의 말이 안방극장 너머 시청자들의 숨을 죽이게 만들었다.


이어 “내가 왜 못 죽고 살아 돌아왔는지 압니까. 그 모진 수모를 겪고도 안 죽고 돌아왔는지 압니까. 아버지 때문입니다. 그래서 악착같이 버텨서 살아왔습니더. 그런데 아버지는 살아 돌아온 딸이 부끄럽습니까”라며, 서럽고 원통한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광순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딸을 매정하게 뿌리치는 비정한 아버지를 원망에 찬 얼굴로 바라보다 눈물을 훔치는 광순의 모습은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했다. “나는 내가 부끄럽지 않습니더”라는 광순의 먹먹한 목소리는 여운을 더욱 배가시키기도.


이렇게 이상희는 ‘어사와 조이’에서 애처로운 과거사를 지닌 광순이라는 인물을 진정성 있는 전달력으로 그려냈다. 광순의 슬픔과 원통, 절망을 온전히 담은 이상희의 깊이가 다른 연기 내공이 시청자들의 마음 한 켠을 건드리고 있는 것. 이에 ‘어사와 조이’ 속에서 짙은 연기 내공을 고스란히 펼쳐내고 있는 이상희가 마지막까지 펼쳐낼 깊고 진한 연기 향연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상희가 출연하는 tvN 15주년 특별기획 월화드라마 ‘어사와 조이’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유정민 텐아시아 기자 hera2021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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