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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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독특한 드라마 ‘구경이’는 마지막까지 색달랐다.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가 12일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최종회에서는 구경이(이영애 분)가 케이(김혜준 분)를 마침내 감옥에 보내는 결말이 그려졌다. 혼자가 된 케이와 달리, 구경이 곁에는 팀원들 나제희(곽선영 분), 산타(백성철 분), 경수(조현철 분)가 함께인 모습으로 여운을 남겼다. 팀원들과 탐정사무소를 차리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구경이의 엔딩이 마지막 장을 장식했고, 최종회는 2049 타깃 시청률 2.0%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산타의 정체는 끝까지 의문으로 남았다. 케이는 산타가 구경이 남편과 추문설이 있던 여학생의 애인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경수가 산타의 신분을 조사한 결과 케이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과거 산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여전히 알 수 없지만, 구경이는 의심을 거두고 현재 보이는 산타의 선한 모습 그 자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쁜 놈들은 죽어야 한다며 살인을 하던 케이는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혔다. 감옥 안에서 한줄기 햇빛을 갈구하던 케이는 “그 새끼는 진짜 죽일 놈이야”라는 말에 여전히 반응하는 모습으로 소름을 안겼다. 용국장(김해숙 분)과 김부장(정석용 분)은 검거됐으나 죄를 뉘우치지 않았고, 케이의 조력자 건욱(이홍내 분)도 경찰에게 잡혔으나 의식을 찾지 못했다. 빌런들의 씁쓸한 최후였다.


‘구경수 탐정사무소’를 연 구경이 팀에게는 새로운 의뢰인이 찾아왔다. 눈부신 외모의 배우 이영애였다. ‘특별출연 이영애’라는 자막이 마지막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 드라마 ‘구경이’ 다웠다. 구경이는 자신과 똑 닮은 외모의 의뢰인을 보며 시그니처 대사 “의심스러운데?”를 말했다. 가장 ‘구경이’스러운 엔딩이었다. 힙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드라마 ‘구경이’가 남긴 것들을 짚어봤다.


# 이영애의 경이로운 도전과 변신

‘우아함의 대명사’로 불리던 이영애의 180도 달라진 변신과 도전은 단연 돋보였다. 타이틀롤 구경이 역을 맡은 이영애는 떡진 머리를 한 방구석 게임 폐인과, 날카로운 추리를 펼치는 탐정의 모습을 넘나들며 완벽한 열연을 보여줬다. 이영애는 엉뚱하고 괴팍하지만,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려 하는 따뜻함이 있는 구경이의 매력을 살려냈고, ‘이영애가 아닌 구경이는 상상할 수 없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결혼을 하고 배우로서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고민을 할 때 찾아온 작품이다. 저에게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영애의 말처럼, ‘구경이’는 이영애의 새로운 모습과 배우로서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드라마였다.


# 신예 김혜준의 빛나는 발견, 구멍 없는 배우 군단의 열연

해맑은 얼굴로 살인을 저지르는 빌런 케이를 소화한 김혜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김혜준은 구경이에 대적하는 케이의 존재감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냈다. 나쁜 놈들만 죽이는 섬뜩한 눈빛과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살의를 표현하는 케이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소름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김해숙은 흑막의 보스 용국장 역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연기해 시선을 압도했다. 구경이를 세상으로 끄집어낸 존재 나제희 역의 곽선영, AI로 말하는 수상한 조수 산타 역의 백성철, 레벨업 성장을 보여준 평범한 조사관 경수 역의 조현철, 케이의 오른팔 건욱 역의 이홍내 등.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과 케미가 ‘구경이’를 가득 채웠다.


# 고정관념 깨부순 캐릭터들, 신박한 매력의 드라마

고정관념을 깨부순 캐릭터들은 ‘구경이’의 차별화된 재미를 만들었다. 성초이 작가는 “보통 대중매체에서 그리는 40대 여성의 고정적 이미지(가정에 충실한 혹은 비혼의 워커 홀릭)를 비껴가려고 했다”며 구경이 캐릭터 설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를 보여주듯 구경이는 세상에 없던 탐정 캐릭터로 극을 이끌었다. 케이 역시 살인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닌, 톡톡 튀는 컬러풀한 매력이 돋보였다. 중년의 여성 보스 역할을 포스 있게 담아낸 캐릭터 용국장도 색달랐다. 이들뿐 아니라, ‘구경이’ 속 캐릭터들은 입체적인 매력으로 드라마의 신박한 재미를 더했다.


# 극본+연출+음악, 모든 것이 독특하고 신선했다!


‘구경이’는 새로운 드라마에 목마른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한 독특하고 신선한 작품이었다. 예측불가 캐릭터와 전개를 펼쳐낸 성초이 작가의 극본에, 이정흠 감독은 실험적인 연출로 드라마의 독특한 매력을 배가시켰다. 특히 연극 무대를 떠오르게 하는 연출과 은유적인 표현은 시청자들을 극 안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여기에 김태성 음악감독은 세련되고 트렌디한 음악을 더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한단계 높였다. 극본, 연출, 음악, 배우들까지 도전으로 빚어낸 드라마 ‘구경이’에 시청자들은 호평을 보냈다.


한편 ‘구경이’는 게임도 수사도 렉 걸리면 못 참는 방구석 의심러 구경이의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으로, 12일 1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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