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돌담병원의 청일점 간호사 박은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민재.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돌담병원의 청일점 간호사 박은탁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민재.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묵묵히 제 길을 걸으며 흔들리지 않는 소신을 가졌다. 환자를 살리고야 말겠다는 신념은 진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돌담병원의 청일점 간호사 박은탁의 이야기다. 극 중 박은탁을 연기한 김민재는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출연하며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면모를 보였다. 그는 “대본을 보면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어졌다는 걸 느꼈다”면서 “작품이 가진 메시지를 좀 더 진지하고 힘 있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앞으로 어떤 사람이 돼야 할지 인생의 방향성을 알았다는 김민재. 그는 누군가에겐 배려심 깊은 친구이자 의지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10. 매회 자체 최고시청률(27.1%)을 경신하며 ‘낭만닥터 김사부2’ 신드롬을 일으켰다. 작품이 끝난 소감은?
김민재: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와서 깜짝 놀랐다. 배우들끼리도 ‘이게 무슨 일이냐’고 했다. 재밌게 찍은 만큼 아쉬움이 크다.

10. 지난 시즌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작품을 찍을 때 흥행을 예상했나?
김민재: 예상보다는 많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좋은 결과를 얻어서 다행이다. 최근에는 중학교 선생님에게 연락이 오기도 했다. 음식점에 가면 콜라도 서비스로 주고 너무 좋다. 부모님께서는 ‘종영하고 나서 무슨 낙으로 사냐’고 그러더라.

10.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출연하게 됐다.
김민재: 시즌1을 찍을 때 사회초년생이었다. 당시 배우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알려준 드라마다. 여러모로 부족했던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줘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시즌1이 끝난 후 어렴풋이 시즌2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조건 하고 싶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행복했다.

10. 드라마 ‘최고의 한방’ ‘위대한 유혹자’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등을 통해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그만큼 다시 조연을 맡았을 때 주위에 걱정 어린 시선이 많았을 것 같은데.
김민재: 생각보다 많은 분이 우려했다. ‘그동안 주인공을 맡아서 했으니까 또 주인공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낭만닥터 김사부’는 너무 소중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

10. 시즌1에 나왔던 배우들이 다수 재출연했다. 다시 만나니 어떻던가?
김민재: 너무 좋았다. 다들 (외모나 분위기 등) 조금씩 달라졌지만, 본질은 그대로였다. 특히 이번에 용인으로 세트장을 옮겼는데 장비나 조명 등을 똑같이 구현했더라. 그래서 돌아왔을 때 어색하지 않았고 캐릭터를 몰입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10. 한석규가 진심 어린 조언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김민재: 이번 작품을 통해 한석규 선배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즌1 때부터 후배들을 많이 아껴주고 예뻐해 줬다. 항상 만날 때마다 ‘별일 없지?’라며 안부를 물어보고, ‘캐릭터에 집중하돼 네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감정에 몰입해서) 아파했으면 좋겠다’며 뜻깊은 이야기도 해줬다.

10. 시즌2가 제작되기까지 3년이라는 텀이 있었다. 그만큼 연기할 때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나?
김민재: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새로운 감정들이 들어왔다. 여운영(김홍파 분) 원장님이 돌아가시고 윤아름(소주연 분)이라는 러브라인이 생겼다. 시즌2라고 해서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나에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듯이 박은탁에게도 3년이 흘렀다고 생각했다. 그저 묵묵히 돌담병원을 지켰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
김민재는 ‘낭만닥터 김사부2’에 함께 출연한 이성경이 분위기 메이커라고 밝혔다.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김민재는 ‘낭만닥터 김사부2’에 함께 출연한 이성경이 분위기 메이커라고 밝혔다.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10. 극 중 러브라인을 펼친 소주연과의 호흡은?
김민재: 소주연 씨는 착하고 따뜻한 사람이다. 배려를 많이 해주고 상대방의 감정도 공감해준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정말 나무랄 데가 없는 파트너다. 배우들끼리 너무 친해서 본 방송을 볼 때마다 시간이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보곤 했다.

10. 배우들끼리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김민재: 다들 시간이 안 된다고 하면서 본 방송이 시작할 때가 되면 모여서 보고 있다. 아무래도 같이 보면 더 재밌으니까 그런 것 같다. 마지막 회도 다 같이 봤는데 차은재(이성경 분)와 서우진(안효섭 분)의 키스신을 보고 다들 소리를 질렀다. 나도 보면서 ‘차은재 선생이 이걸 이렇게 해내네. 선을 제대로 넘네’라고 했다.

10. 멜로 연기를 하면서 중점을 둔 점은?
김민재: 눈빛을 신경 쓰면서 연기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느껴지는 공기나 흐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은탁의 감정을 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10.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김민재: 극 중 박은탁이 서우진에게 ‘환자는 의사를 고를 수 있지만, 의사는 환자를 고를 수 없다고 배웠다’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박은탁이 오랜 시간 돌담 병원에 있으면서 김사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0. 안효섭과는 오랜 기간을 알고 지낸 사이라고?
김민재: 열여덟 살 때 가수 연습생 생활을 같이 했다. 그 뒤로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작품에서 만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웃겼다.

10. 배우들 간의 시너지가 좋았다는 호평이 많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김민재: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한석규 선배님의 리더십은 멋있는 어른이자 선배로서 최고였다. 신기할 만큼 착하고 따뜻한 사람들만 모여서 작품을 찍었다. 힘들 때 위로도 하고 응원도 하면서 밝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좋은 시너지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10. 극 중 여 원장이 존엄사 하자 억눌렀던 슬픔을 토해내듯 연기했다. 장면을 찍을 때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나?
김민재: 무서웠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혼자 남겨진 느낌이었다. 여 원장은 김사부, 오명심(진경 분) 다음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이다.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감정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김민재는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장면으로 여운영(김홍파 분) 원장의 심폐소생술 거부(DNR) 장면을 꼽았다.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김민재는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장면으로 여운영(김홍파 분) 원장의 심폐소생술 거부(DNR) 장면을 꼽았다. /사진제공=냠냠엔터테인먼트
10.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촬영이 끝난 후 휴식 없이 차기작에 들어갔다. 쉬고 싶은 생각은 없나?
김민재: 강하게 들진 않는다.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촬영이 끝난 후 일주일 정도 텀이 있었는데, 오히려 연기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는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없다.

10.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김민재: 내가 표현하고 싶은 작품들 위주로 고른다.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재밌으면 찍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10. 잘하는 것과 도전하는 것, 둘 중에 무엇을 더 추구하는 편인가?
김민재: 도전하는 걸 더 즐긴다. 지금은 내가 무엇을 잘하는 게 모르겠다. 그래서 다양한 작품을 찍어보고 만들어나가는 중이다.

10.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김민재: 못해 본 게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액션이 많이 들어간 걸 해보고 싶다.

10. 시즌2가 열린 결말로 끝났다. 시즌3가 제작된다고 했을 때 보여주고 싶은 게 있나?
김민재: 시즌3에서도 돌담병원에서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는 박은탁. 그거면 충분할 것 같다. 욕심을 낸다면 박은탁이 어떻게 김사부를 만나서 돌담병원에 오게 됐는지 서사를 보여주고 싶다.

10. 강은영 작가에게 시즌3에 관해 들은 게 없나?
김민재: 전혀 없다. 그저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끼리 작가님에게 ‘너무 하고 싶다. 시즌3에 써달라’라고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 종방연에 작가님이 왔는데 ‘시즌3 화이팅’만 다섯 번 정도 외친 것 같다.

10. ‘낭만닥터 김사부2’가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김민재: 조금 더 용기를 내야겠다는 마음을 일깨워준 작품이다. 낭만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낭만닥터 김사부2’에는 낭만을 이루기 위해 높은 현실의 벽과 부딪혀 싸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 관해 김사부를 비롯한 돌담병원 식구들이 소신 있게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참 멋있었다. 나도 ‘저런 사람이 돼서 낭만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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