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떡밥보단 마무리
, 떡밥보단 마무리" /> 54회 월-화 SBS 밤 9시 55분
50회에서 60회로 10회를 연장했지만, 종영을 3주 앞둔 지금 극의 시간대는 아직 80년대에 머물러 있다. 물론 미주(황정음)의 가수 데뷔, 경옥(김서형)과 노갑수(김규철) 간의 사채 전쟁 등으로 이야기가 가지를 뻗어 나가며 복잡해진 탓에 전개 속도가 다소 더뎌진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자칫 뿌려둔 떡밥들도 미처 거두지 못 하고 서둘러 종영해야 할지도 모르는 지금의 전개는 확실히 호흡 조절에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의 강남을 이룩한 건설자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시작한 드라마가, 14회 분량을 헐어서 강모(이범수)와 민우(주상욱) 간의 보일러 대결을 그리는 데 매진한 것은 분명 판단착오였다. 이 애매한 시점에 투입된 새 캐릭터 연수(유주희)나 수연(한다민)은 극에 제대로 섞이지 못 하는 건 물론, 자신들만의 서사를 만들지 못하고 성모(박상민)와 강모의 주변 인물로 소모된다. 물론 앞서 쌓아둔 소재와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던져둔 떡밥을 회수하는 솜씨는 여전히 일품이다. 몸 로비라도 할 것만 같았던 미주와 한명석 부시장(이효정) 간의 커넥션은 앞서 제시된 부시장의 미주를 향한 순정한 로맨스의 힘을 빌어 해결되고, 우주(김의진)가 자신의 친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민우의 눈물은 그가 늘 사랑에 실패했던 외로운 캐릭터라는 맥락 속에서 동정 받을 여지를 열어둔다. 그러나 는 남은 시간에 비해 풀어야 할 매듭이 너무 많다. 복수극과 로맨스, 기업드라마와 정치 이야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던 수작이 졸속으로 마무리되지 않으려면 남은 시간을 더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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