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챔프>, 진짜 어른들이 자라는 소리
, 진짜 어른들이 자라는 소리" /> 마지막 회 SBS 화 밤 8시 55분
시작이 그랬듯, 마지막도 화려하지는 않았다. 지헌(정겨운)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을 땄고 소속팀은 해체됐다. 연우(김소연)의 모친은 “뼈 빠지게 공부시켜서 의사 만들어 놓은” 딸이 가진 거 하나 없는 운동선수와 사귄다는 얘기에 질색한다. 꿈은 아름답고 사랑은 달콤하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의사가 되었다고, 금메달 한 번 땄다고 해서 인생의 마지막까지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어느 날 갑자기 쿵”하는 불행이 찾아올 수 있고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괴로움이 있다. 그러나 도욱이 ‘나 같은 선수가 다시는 생기게 하지 않는다’는 꿈을 가지고 선수촌에 돌아와 자신이 사고를 당했던 아이스링크를 14년 만에 다시 찾은 것처럼, 의 인물들은 주어진 길에서 도망치지 않고 삶과 마주한다. 경기 중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던 상봉(정석원)에게는 금메달 대신 걸어서 병원을 나간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고 은퇴한 대섭(정의갑)은 꼬치집을 열어 선수 생활 이후의 인생을 개척하며 30대에 접어든 지헌은 런던 올림픽을 목표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돌아와 선수촌 내 스포츠메디컬 센터의 센터장을 맡게 된 도욱(엄태웅)은 연우의 계획대로 희영(차예련)과 재회한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믿기엔 이미 현실에 지치고 상처 입은 이들이 ‘그래도 계속되는’ 삶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는 그래서 진짜 어른들의 이야기였고 ‘막장’이 아닌 ‘성장’만으로 충분히 드라마가 드라마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자신을 왜 좋아하냐고 묻는 연우에게 지헌은 말했다. “모든 힘든 순간에 당신이 있었어요. 근데, 그래서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 힘들었던 순간에, 당신이 있어서.” 그리고 올 가을 어떤 이들의 힘들었던 순간에, 이 드라마가 있었다.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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