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하우스> 자, 이제 멜로의 시간이다
자, 이제 멜로의 시간이다" /> 9회 월 SBS 밤 8시 40분
“우린 아마 네 생일 전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거야.” 월드컵으로 인해 2주간 결방되어 빗속의 로맨틱한 키스신에 멈춰 있던 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고 속 은영(박시연)의 말처럼, 은영과 진수(강지환) 뿐만이 아니라 의 인물들 역시 시트콤 같은 상황 속에서 웃고 떠들며 사고를 치던 이전의 시간들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은영이 사장이면서 친구이지만, 때로는 ‘그 이상’이고 싶다는 마음을 진수에게 전하고, 진수가 그것을 들은 이상 이 둘이 갑과 을을 논하며 싸우거나 죽이 맞아 장난치는 친구관계가 될 수 없다. 은영의 부재는 본의든 아니든 진수 안에 깊이 숨겨져 있는 희수에 대한 악몽을 떠올리게 했고, 그 악몽에서 진수를 깨워 준 것이 승연(은정)이었다는 점은 가 앞으로 이 멜로를 단순한 화살표의 관계로 만들어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려준다. 시트콤과 드라마 사이를 줄타기하던 의 이런 변화는 예상 가능한 것이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시트콤 같은 에피소드 속에서 형성된 살아 있는 캐릭터들은 고유의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면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스스로를 멜로에 어울리는 캐릭터로 맞추어간다. 은영이 사라져 버린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은영의 사무실과 마주 보는 창을 ‘지옥의 창’으로 묘사하며 비서마저 웃긴 지원을 제외하면, 에서 시트콤의 흔적은 거의 다 지워졌다. 이제 멜로의 시간이다. 은영과 진수가 처음으로 서로의 진심을 갖고 마주한 9화는, 그 시작이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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