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진원 오빠가 홍대스러운 거리를 선물했네요.” 6년 동안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과 함께 공연했던 이승혜(건반)가 말했다.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지난해 11월 6일, 갑작스런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동료 뮤지션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던 ‘쾌유기원 모금공연’은 그렇게 ‘추모공연’으로 바뀌었다. 그는 생전 홍대를 “욕망과 쾌락으로 넘실대는 곳”이라고 말했지만, 적어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추모공연 ‘나는 행운아’가 열린 지난 1월 27일 밤만큼은 오로지 음악만이 존재하는 홍대였다. 고인이 과거 싸이월드에서 음원 수익을 도토리로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그의 죽음은 단순한 슬픔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고, 100 팀의 뮤지션들과 26개의 라이브 클럽은 기꺼이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

그래서 ‘행운아’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故김광석의 ‘불행아’에 바치는 헌정곡이었다면, ‘나는 행운아’는 동료 뮤지션들이 故이진원의 인생에 바치는 헌정공연이다. 5천장의 티켓은 공연이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매진되었고, 각 공연장 입구는 미처 티켓을 구하지 못해 스태프에게 애원하는 사람들과 티켓은 있지만 클럽 안이 꽉 차서 줄을 서 있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를 기억하고 그의 음악을 듣기 위해 모여든 5천 명의 관객들. 그는 더 이상 절룩거리는 ‘스끼다시 인생’이 아니다. ‘사시미’이자 행운아다.

“반갑습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입니다!!!” 추모공연의 마지막 순서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멤버들과 함께하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영상콘서트’가 열린 상상마당 라이브 홀에 그의 육성이 울려 퍼졌다. 물론 그는 무대에 없었다. 대신 무대 중앙에 덩그러니 놓인 스크린을 통해 생전 그의 공연 영상이 흘러나왔다. 그가 환하게 웃으며 ‘스끼다시 내 인생’을 부르자 관객들은 그의 목소리가 묻힐 정도로 ‘떼창’을 했다. 건반을 치던 이승혜는 결국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뒤돌아서 눈물을 닦았다. 티켓이 매진되어 공연을 보지 못했던 사람, 이미 봤지만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그 ‘기적’의 다섯 시간을 기록해본다. 사진에 적힌 코멘트들은 뮤지션들이 “지금쯤 홍대 언저리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것 같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나는 행운아’│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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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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