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신> vs < PD수첩 >
vs < PD수첩 >" /> 6회 월-화 KBS2 밤 9시 55분
함께 시작한 월화드라마 중 시청률 20% 중반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을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보기는 어렵다. 강석호(김수로)가 선생들에게 학생들도 공부를 잘하고 싶어 하니 어떻게든 끌고 가야한다고 웅변하지만 그것이 천하대 진학에 당위를 부여해주는지는 의문이고, 감동을 의도한 듯한 배경음악은 촌스럽다. 영어선생 양춘삼(이병준)은 에어로빅 교수법으로 ‘릴렉스’를 강조하지만 결국 황백현(유승호)과 길풀잎(고아성) 2인조가 영어 작문 시험에서 우등생 팀을 이길 수 있었던 건 영어 구문 100선을 달달 외운 덕이다. 그렇다. 은 입시제도에 대한 입장에서부터 만듦새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허점이 수두룩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높은 시청률을 단지 방학 탓으로 돌리는 건 억울한 일일지 모른다. 구석구석 눈에 띄는 빈틈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에는 쉬이 무시할 수 없는 어떤 지점들이 있다. 가령 풀잎이 연하의 애인과 술판을 벌이는 어머니(방은희)를 보며 자신의 불만을 악을 쓰듯 토해내거나, 실컷 속마음을 털어놨더니 시니컬하게 구는 백현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며 화를 내는 모습은 그 나이의 캐릭터들이기에 공감 가는 장면이고, 찬두(이현우)가 풀잎의 선전을 기원하며 벽에다 염력을 불어넣는 장면은 그 나이의 배우들이기에 예쁜 장면이다. 이것은 그저 예쁘고 잘생긴 어린 배우들의 비주얼을 전시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국민 남동생, 여동생 소리를 듣던 배우들이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주체를 연기하고, 이들 캐릭터가 부모의 간섭 혹은 무관심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을 때 이 드라마는 오직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사랑스러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비록 얄팍한 노림수라고 해도 쉽게 눈을 뗄 수 없는 건 분명하다.
글 위근우
<공부의 신> vs < PD수첩 >
vs < PD수첩 >" />< PD수첩 > MBC 화 밤 11시 5분
MBC 의 마지막회는 “용덕일보를 찾습니다”라는 간절한 자막으로 끝이 났지만, 현실에도 여전히 또 다른 용덕일보들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 PD수첩 >이 그러하다. 권력을 오용하는 자들에게는 추상같고, 억울한 이들에게는 따뜻한 < PD수첩 >의 시선과 목소리는 어제의 방송에서도 한결같았다. 이기적인 제약사와 소극적인 정부기관 사이에서 고가의 약값으로 고통당하는 희귀질환자들의 이중의 고통을 다룬 첫 번째 보도에서는 미시적 사연에서 출발해 거시적인 통찰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 잘 드러났다. 골수암 치료제 글리벡은 암 재발 확률을 최고 90퍼센트까지 감소시키는 생명의 신약. 하지만 암 재발을 위해 복용하는 약은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은 약값으로 한 달에만 280만 원이라는 고가의 액수를 지불해야 한다. 바로 앞에 생명을 구할 해답이 있는데도 돈이라는 장벽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제약사는 현재 약값 조정을 두고 재판 중이다. 시종일관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는 < PD 수첩 >의 시선이 빛나는 순간은 환자 가족의 눈물과 정부 관계자의 무관심한 인터뷰가 대조될 때다. 거기에 “환자의 목숨을 두고 벌이는 값비싼 싸움”이라는 촌철살인의 멘트가 화룡점정을 찍는다. ‘뽀샵의 두 얼굴’이란 제목으로 사진보정기술의 폐해를 다룬 심층취재에서는 음란합성사진을 이용한 신종 바바리맨부터 시작해서 공사 현장 사진 조작으로 수십억 원의 공사비를 횡령하는 사례로 스케일을 키워가며 “사실보다 더 실감나는 거짓이 만들어지는 시대”라는 철학적인 화두까지 건드린다. 다시 한 번 이 방송의 든든한 존재감을 확인하는 사이, 오늘은 광우병 보도로 기소된 < PD수첩 > 제작진에 대한 1심 선고가 결정되는 날이다. ‘빵꾸똥꾸’도, ‘돌+I’도 규제받는 시대, 우리의 용덕일보 < PD수첩 > 만은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로 굳건히 남아주길 간절히 바란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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