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맛남의 광장’ 방송 캡처
사진=SBS ‘맛남의 광장’ 방송 캡처
백종원, 양세형, 김희철, 김동준이 옥계휴게소에서 판매한 홍게라면과 양미리조림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선한 지역 특산물로 만든 값싼 휴게소 신메뉴는 손님들에게 환영 받았다. 지난 5일 방송을 시작한 SBS 예능 ‘맛남의 광장’을 통해서다. 하지만 방송이 아니라 실제 장사에서도 같은 조리법, 같은 맛, 같은 가격이 오래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맛남의 광장’은 추석 파일럿으로 방송된 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 양세형, 김희철, 김동준은 강릉 옥계휴게소에서 손님들에게 홍게라면과 양미리조림 백반을 내놓았다.

백종원은 녹화 날 양세형, 김희철, 김동준을 차례로 태우고 목적지인 옥계휴게소로 향했다. 백종원은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폭락했거나 제철이 짧아서 잊힌 농산물을 알려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휴게소뿐만 아니라 기차역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장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강원도 농수산물 홍보도 하고 산불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에서 이 휴게소가 괜찮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장사 시작 2주 전 백종원과 양세형은 미리 강릉으로 식재료 탐사를 갔다. 항구로 간 두 사람은 그물에 걸린 양미리를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던 어민들과 만났다. 어민들은 양미리의 조리법이 단순하고 어획량은 많은 데 비해 수요가 적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11월부터 1월까지로 어획 기간이 짧아 사람들에게 점점 잊히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양미리구이를 해먹으며 양미리로 어떤 메뉴를 만들면 좋을지 고민했다. 이후 두 사람은 주문진 어민수산시장으로 가서 10마리에 1만원하는 홍게를 발견하고 상인에게 홍게에 대해 물었다. 답사를 통해 최종 결정된 식재료는 양미리, 홍게, 감자였다. 백종원, 양세형, 김희철, 김동준은 옥계휴게소에서 장사를 시작하기 전날 강릉에 도착해 숙소 부엌에서 홍게라면과 양미리조림 조리법을 익혔다. 네 사람은 두 가지 메뉴의 가격을 모두 7000원으로 책정했다.

다음날 휴게소로 출근한 네 사람은 본격적으로 장사에 돌입했다. 양세형, 김동준이 양미리조림을, 백종원, 김희철이 홍게라면을 맡았다. 김희철은 개점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장사 소식을 알리는 기사를 본 시민들이 이른 시간부터 휴게소를 찾은 것. 네 사람을 ‘파이팅’을 외치며 힘차게 장사를 시작했다.

백종원이 홍게라면을 만드는 동안 김희철은 세팅 및 접객을 담당했다. 김희철의 친절하고 화려한 말솜씨에 백종원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손님들은 “이 가격에 이 퀄리티가 가능하냐”며 홍게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김희철이 공깃밥을 함께 내놓는 걸 실수로 깜빡하자 백종원은 손님들에게 “면을 즐기시라고 일부러 밥을 나중에 드리는 것”이라며 재치 있게 위기를 넘겼다. 김희철은 백종원이 조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재료 손질, 청결까지 신경 썼다.

양미리조림 조리를 담당한 양세형은 요리가 손님들의 입맛에 맞는지도 확인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김동준은 양세형이 실수를 하자 센스 있게 돕고 손님 접객은 물론 양미리 홍보까지 적극적으로 나섰다. 멤버들은 몰려든 손님에 실수를 하기도 하고 정신없이 바쁜 일에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모두 뿌듯해 했다. 김희철은 “우리가 없어도 홍게, 양미리가 잘 나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다음 회에는 세 번째 식재료인 감자를 탐사하는 모습과 휴게소에서 오후 장사 메뉴로 손님들에게 감자치즈볼을 선보이는 모습이 방송된다.

사진=SBS ‘맛남의 광장’ 방송 캡처
사진=SBS ‘맛남의 광장’ 방송 캡처
‘맛남의 광장’은 지역 특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특색 있는 휴게소 메뉴를 개발하자는 의도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네 사람은 좋은 취지에 동감하며 식재료 발굴, 메뉴 개발, 조리, 손님 접객까지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임했다. 장사에서도 손발이 척척 맞았다. 또한 어민들이 직접 나와 식재료에 대해 알려주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이야기하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힘을 실었다. 시청자들이 방송에 나온 메뉴를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알려주면서 관심을 유도했다.

방송 후 실시간 검색어에 ‘양미리’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방송 때만 ‘반짝 관심’으로 전락하진 않을지가 문제다. ‘맛남의 광장’은 이미 3곳의 휴게소에서 촬영을 마쳤는데 그 중 한 곳인 충북 영동 황간휴게소를 찾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메뉴를 먹었다는 네티즌들은 요리가 부실해 실망했다고 의견을 냈다. 한 네티즌은 “국밥과 표고덮밥을 먹었는데 표고 양이 적고 국밥은 부실했다. 가격은 저렴하던데 방송 때와는 다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녹화만 마친 촬영지에서 벌써부터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방송과 동일한 품질의 음식이 장기적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후속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고객이 당연하게 불만을 제기할 경우인데도 방송이라는 특성 때문에 오히려 고객이 무례한 사람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김희철이 실수로 앞 번호 손님의 주문을 놓쳐 뒷 손님에게 먼저 요리가 나가게 되는 상황이 생겼는데 일부 시청자들은 불만을 제기한 앞 손님에게 ‘이상하다’ ‘왜 못 기다리냐’고 지적했다.

네 사람이 즐겁게 메뉴를 연구·개발하고 열의를 갖고 장사에 임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흐뭇했다. 하지만 평일 저녁 10시부터 자정까지 두 시간에 이르는 편성 시간은 길게 느껴졌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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