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전쟁을 반대하는 벽보를 써 붙이고 다니는 김설현이 금오위 관원들에게 쫓기자, 양세종과 우도환은 온몸으로 그를 지켰다. 급기야 세 사람은 김설현이 살고 있는 정보 집단인 이화루에 몸을 숨겨 위장까지 했다. 거나하게 술을 마시며 긴장을 풀었으나, 나라를 생각하는 각기 다른 신념이 부딪혀 금세 틀어지고 말았다.
지난 4일 처음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극본 채승대, 연출 김진원)의 한 장면이다. 첫 회인 만큼 등장인물 소개와 관계의 구도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특히 극을 이끄는 주인공인 서휘(양세종 분), 남선호(우도환 분), 한희재(김설현 분) 등이 중심이었다. 이들이 어떻게 만나 우정을 키웠고, 현재는 어떤 상황인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극의 시작은 1차 왕자의 난이었다. 서휘는 이방원(장혁 분)의 명을 받들어 남전(안내상 분)의 집으로 향했다. 남전의 아들인 선호는 서휘를 막아서며 “내 길의 끝은 네가 아니다. 네 아비를 죽이고 난 여기서 죽는다”고 했고, 서휘는 “내 아비는 네 칼에 죽어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이에 서휘는 “우리들의 끝은 여기”라고 단호한 표정으로 칼을 휘둘러다.
시간은 과거로 돌아갔다. 서로를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서휘와 선호의 다정한 모습이 흘렀다. 함께 무예를 수련하던 동무로, 속 이야기까지 나누는 절친한 사이였다. 신분은 달랐지만 내면의 아픔은 같았다. 서휘는 장수 서검(유오성 분)의 아들로, 팽형(과거 나라의 재물이나 백성의 재물을 탐하는 자를 솥에 물을 끓여 삶아 죽이는 공개형)인의 아들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당당했고 간질병에 걸린 누이를 지키기 위해 애썼다. 생계 유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선호는 남전의 차남이지만, 어머니가 노비 출신이어서 족보에도 오르지 못한 서얼이다. 아비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끊은 어머니에 대한 상처에 얽매여있는 인물이다.
속에 슬픔과 아픔을 지니고 사는 서휘, 선호 앞에 기생 한씨의 딸인 희재가 나타났다. 그는 권력과 저자의 모든 정보를 아우르는 정보 집단인 이화루에서 자랐으나 기생이 되지는 않았다. 총명하고 뱃심까지 두둑한 그는 고려의 적폐에 환멸을 느끼고 벽서를 붙이며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금오위에 쫓기면서도 당당했고, 서휘, 선호 앞에서도 깨어있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사내처럼 하고 벽보를 붙이던 희재는 금오위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관군이 서휘, 선호와 서 있는 희재를 발견했고 서휘와 선호마저 벽서범 일행으로 몰리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때 서휘는 온몸으로 관군을 막아서다 칼에 베이는 부상까지 입었다. 서둘러 이화루로 향한 서휘와 희재. 기생들은 서휘에게 옷과 갓을 건네며 그를 다른 사람으로 바꿨다. 희재도 마찬가지로 질끈 묶었던 머리카락을 풀고 고운 색깔의 한복으로 갈아입었다. 서휘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이후 위기에 놓은 둘을 구하러 온 선호 역시 확 바뀐 모습의 희재를 보고 놀랐다. 세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세 사람의 첫 만남은 극적이었다. 서로를 도우며 한자리에 앉았으나 저마다 바라는 ‘나라’에 대한 신념은 달랐다. 선호는 “나라가 뒤집어질 때, 고려는 결국 뒤집힐 것”이라며 “그 중심에 설 것이다. 이성계(김영철 분) 장군의 칼이 될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서휘는 달랐다. 아픈 누이를 데리고 생계를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벅찬 그는 “너희들이 말하는 나라가 뭔지 몰라도 나에겐 밥이 나라다. 쌀이 뒷간에서 나면 뒷간이 내 나라”라고 받아쳤다.
희재는 서휘의 말에 “사내 자식의 배포가 간장 종지”라며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자리를 떠났다.
이후 무관 시험에 응시하려는 서휘와 선호의 모습이 담겼다. 선호는 서얼 출신이라는 비웃음을 받아내면서도 응시 자격을 얻었다. 반면 서휘는 그마저도 주어지지 않았다.
아버지가 이성계와 사냥을 간다는 소식을 접한 선호는 무관 시험을 보지 못한 서휘를 찾아가 ‘몰이꾼’이 되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성계는 선호에게 조언하는 서휘의 모습을 보고 활을 쏴보라고 건넸다. 서휘는 뛰어난 활 솜씨를 뽐냈고, 이성계의 눈에 들었다.
마침내 서휘는 이성계의 도움으로 무과에 응시했다. 쌓인 분노를 억누르며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한 서휘. 선호 역시 그의 곁에서 의지를 불태우며 섰다. 청춘들의 신념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나의 나라’의 서막이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나의 나라’의 첫 회는 빠른 전개와 매끄러운 장면 전환으로 시청자들을 이끌었다. 시작부터 맞춤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수더분한 듯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아버지를 대신해 복수를 다짐한 서휘 역의 양세종을 비롯해 낮은 목소리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선호 역의 우도환, 당차고 앞으로 나아가는 희재 역의 김설현까지 튀지 않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지난 4일 처음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극본 채승대, 연출 김진원)의 한 장면이다. 첫 회인 만큼 등장인물 소개와 관계의 구도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특히 극을 이끄는 주인공인 서휘(양세종 분), 남선호(우도환 분), 한희재(김설현 분) 등이 중심이었다. 이들이 어떻게 만나 우정을 키웠고, 현재는 어떤 상황인지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극의 시작은 1차 왕자의 난이었다. 서휘는 이방원(장혁 분)의 명을 받들어 남전(안내상 분)의 집으로 향했다. 남전의 아들인 선호는 서휘를 막아서며 “내 길의 끝은 네가 아니다. 네 아비를 죽이고 난 여기서 죽는다”고 했고, 서휘는 “내 아비는 네 칼에 죽어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이에 서휘는 “우리들의 끝은 여기”라고 단호한 표정으로 칼을 휘둘러다.
시간은 과거로 돌아갔다. 서로를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서휘와 선호의 다정한 모습이 흘렀다. 함께 무예를 수련하던 동무로, 속 이야기까지 나누는 절친한 사이였다. 신분은 달랐지만 내면의 아픔은 같았다. 서휘는 장수 서검(유오성 분)의 아들로, 팽형(과거 나라의 재물이나 백성의 재물을 탐하는 자를 솥에 물을 끓여 삶아 죽이는 공개형)인의 아들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당당했고 간질병에 걸린 누이를 지키기 위해 애썼다. 생계 유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선호는 남전의 차남이지만, 어머니가 노비 출신이어서 족보에도 오르지 못한 서얼이다. 아비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끊은 어머니에 대한 상처에 얽매여있는 인물이다.
속에 슬픔과 아픔을 지니고 사는 서휘, 선호 앞에 기생 한씨의 딸인 희재가 나타났다. 그는 권력과 저자의 모든 정보를 아우르는 정보 집단인 이화루에서 자랐으나 기생이 되지는 않았다. 총명하고 뱃심까지 두둑한 그는 고려의 적폐에 환멸을 느끼고 벽서를 붙이며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금오위에 쫓기면서도 당당했고, 서휘, 선호 앞에서도 깨어있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사내처럼 하고 벽보를 붙이던 희재는 금오위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관군이 서휘, 선호와 서 있는 희재를 발견했고 서휘와 선호마저 벽서범 일행으로 몰리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때 서휘는 온몸으로 관군을 막아서다 칼에 베이는 부상까지 입었다. 서둘러 이화루로 향한 서휘와 희재. 기생들은 서휘에게 옷과 갓을 건네며 그를 다른 사람으로 바꿨다. 희재도 마찬가지로 질끈 묶었던 머리카락을 풀고 고운 색깔의 한복으로 갈아입었다. 서휘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이후 위기에 놓은 둘을 구하러 온 선호 역시 확 바뀐 모습의 희재를 보고 놀랐다. 세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희재는 서휘의 말에 “사내 자식의 배포가 간장 종지”라며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자리를 떠났다.
이후 무관 시험에 응시하려는 서휘와 선호의 모습이 담겼다. 선호는 서얼 출신이라는 비웃음을 받아내면서도 응시 자격을 얻었다. 반면 서휘는 그마저도 주어지지 않았다.
아버지가 이성계와 사냥을 간다는 소식을 접한 선호는 무관 시험을 보지 못한 서휘를 찾아가 ‘몰이꾼’이 되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성계는 선호에게 조언하는 서휘의 모습을 보고 활을 쏴보라고 건넸다. 서휘는 뛰어난 활 솜씨를 뽐냈고, 이성계의 눈에 들었다.
마침내 서휘는 이성계의 도움으로 무과에 응시했다. 쌓인 분노를 억누르며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한 서휘. 선호 역시 그의 곁에서 의지를 불태우며 섰다. 청춘들의 신념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나의 나라’의 서막이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나의 나라’의 첫 회는 빠른 전개와 매끄러운 장면 전환으로 시청자들을 이끌었다. 시작부터 맞춤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수더분한 듯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아버지를 대신해 복수를 다짐한 서휘 역의 양세종을 비롯해 낮은 목소리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선호 역의 우도환, 당차고 앞으로 나아가는 희재 역의 김설현까지 튀지 않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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