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JTBC(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웨이브, CJ ENM./ 사진제공=각 방송사, 웨이브
JTBC(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웨이브, CJ ENM./ 사진제공=각 방송사, 웨이브
국내 방송사들이 연이어 통합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 OTT) 플랫폼 출범 계획을 알리면서 국내 OTT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최근 수년간 국내 시장을 크게 늘려온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등의 공세에 맞서면서 길러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점점 치열해지는 OTT 플랫폼 경쟁에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지상파 3사(KBS·SBS·MBC)와 SK텔레콤이 먼저 지난 16일 양사 OTT 플랫폼인 ‘푹’과 ‘옥수수’를 결합한 연합 플랫폼 ‘웨이브’의 출범 소식을 알렸다. 17일엔 CJ ENM과 JTBC가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CJ ENM의 OTT인 ‘티빙’을 기반으로 한 통합 플랫폼 합작법인을 내년 초까지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CJ ENM과 JTBC는 이러한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디즈니와 애플도 각각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 TV 플러스로 OTT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터라 해외 OTT 판도도 출렁이고 있어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콘텐츠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한창이다. ‘마블”스타워즈”토이스토리’ 등이 TV 시리즈로 다시 태어난다. ESPN+를 포함해 미국 내 2위 OTT 플랫폼 훌루와도 손잡은 디즈니 플러스는 내년 상반기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애플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과 손잡고 자체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오는 11월 1일엔 넷플릭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월 9.99달러에 공급한다.

‘토종 연합군’이라 할 수 있는 웨이브와 CJ ENM·JTBC 통합 플랫폼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의 이태현 대표는 16일 출범식에서 “글로벌 OTT 전유물로 여겨지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국내 OTT 최초로 자체 제작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CJ ENM와 JTBC 또한 IP(지적재산권) 확보를 통한 타깃별 콘텐츠를 생산하며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제작사 중에선 가장 먼저 미국 법인 설립을 결정한 CJ ENM 계열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발빠른 움직임이 눈에 띈다. CJ ENM 측은 “콘텐츠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다양한 플랫폼에서 소비돼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이 콘텐츠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가능하다”며 “JTBC와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웰메이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3사가 통신사 중 SK텔레콤과 손을 잡은 가운데 CJ ENM과 JTBC가 통신사와 제휴할 지, 한다면 어떤 통신사와 제휴할 지는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KT와의 제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KT 외에 다른 사업자들이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웨이브는 18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한달 요금제는 7900~1만3900원 선이다. 18일 이후 두 달도 채 안 돼 애플 TV 플러스가 아이폰, 아이패드 등과의 호환성과 가장 저렴한 요금제(월 4.99달러, 약 5900원)를 무기삼아 나온다. 국내외 OTT 플랫폼들의 본격적인 격전 시작에 기대와 관심이 동시에 쏠린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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